대학농구 '명지대 무서워졌네'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7면

명지대의 기량이 급성장하면서 대학농구가 춘추전국시대로 접어들었다. 강팀과 약팀이 따로 없다. 연세-고려-중앙대의 대학 3강 체제는 붕괴됐다. 연세대와 고려대가 양대 산맥을 자처하던 시절은 갔다. 두 팀은 올 시즌 타이틀이 없다. 중앙대가 올 시즌을 독주할 것이라던 대학농구 관계자들의 예상도 빗나갔다. 중앙대는 MBC배 대회만 우승했다. 어수선한 가운데 다크호스들이 빛난다. 특히 명지대의 선전이 두드러진다.

25일 끝난 제61회 종별농구선수권대회 우승팀은 명지대였다. 명지대는 이 대회를 2년 연속 제패하면서 대학 농구의 정상권으로 발돋움했다. 명지대는 연세대를 제압한 건국대를 결승에서 이겼다.

지난달 열린 대학농구연맹전 1차대회에서는 경희대가 고려대.중앙대를 연파하고 우승했다. 고려대는 올 시즌 동국대에 2연패 했고, 연세대는 중앙대의 벽을 넘지 못하는 가운데 경희대.명지대에 덜미를 잡히는 경우가 잦다.

아직 평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연세-고려-중앙대는 고등학교 무대를 주름잡던 선수들도 벤치를 지키기 일쑤다. 다른 학교들은 주전과 비주전의 기량 차가 매우 크고, 고교 시절 소속팀의 간판 노릇을 해본 선수가 별로 없다. 그런데 이들이 어떻게 강호들을 쓰러뜨릴까.

명지대 강을준 감독은 말한다. "강한 학교를 이기기 위해 더 많이 연구하고 훈련했다. 안 되는 동작을 익히기 위해 잠을 아낀 적도 있다. 노력은 재능을 이긴다"고. 그만큼 땀을 더 흘린다는 얘기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