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퇴폐문화 경계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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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산업사회로 접어들면서 문화의 다양화는 필연적 추세라 하겠다. 그러나 그것이 우리 문화의 근본을 흔들거나 시민 생활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때엔 수용정책에 재고가 요구될 수밖에 없다.
최근 우리의 퇴폐산업·향락산업의 급속한 확산을 보고 외세문화, 특히 일본문화의 수용태세에 문제가 많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최근 우리나라는 동구권과의 본격적인 교류확대와 제3세계와의 개방적인 문화교류로 지금까지의 편협된 문화정책에서 전세계로 시야가 넓혀져가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개방의 기회를 틈타 일본이 또다시 영화와 대중문화의 전면적인 수입개방을 요구하고 있다.
그들이 우리나라 몇몇 가수들의 일본활동을 과장해 보도하는 것도 우리나라에의 문화침투 빌미로 삶기 위한 목적일 것이다. 또한 요즘 시중에 청소년을 상대로 하는 팬시산업이 성업중이고 이러한 물건들은 극소수를 제외하고는 대부분이 일본상품을 그대로 모방하고 있어 이미 일본문화의 식민화가 어느 정도의 단계에 접어들었는지 알 수 있다.
일찍이 5공초기에 「나카소네」수상이. 취임후 우리나라를 방문, 문화교류라는 이름으로 일본영화와 대중가요등 대중문화의 전면적인 수입을 통해 두 나라간의 국경을 없애고 하나의 문화권으로 만들자고 제의했지만 국내의 거센 반발여론에 밀려 흐지부지된 적이 있었다. 국제간의 교류는 서로가 필요하고 유익한 것을 주고 받음으로써 자국의 발전에 도움이 되고 상호간의 이해와 친선을 도모하기 위한 것이다.
문화교류의 목적은 어디까지나 긍정적이고 합당한 것이어야 한다. 그러나 우리나라와 일본의 문화교류가 필요는 하지만 대중문화의 개방은 아직 많은 문제점이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
우리가 굳이 일본문화의 수용을 거부하는 이유는 우리가 필요로하는 첨단과학기술이나 학술등 고급문화가 아니라 그들이 내버리려고 하는 향락·퇴폐적인 쓰레기문화라는데 있다.
이미 일본관광객들에 의해 우리사회 깊숙히 그들의 문화가 침투된 상태이고 심지어 일본의 대중가요테이프·음란비디오·포르노 영화상당수가 가정에까지 침투되어 있는 실정이다. 이렇게 공식적인 개방 없이도 우리주위에 일본의 퇴폐문화가 범람하고 있는데 전면적으로 개방된다면 우리의 문화는 실종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일본의 사무라이 영화나 문화영화등은 아직 판단이 흐린 민감한 우리 청소년들에게 쉽게 일본숭배사상을 심어주고 대중오락영화는 우리 청소년들을 에로문화속으로 타락시킬 것이다.
따라서 일본 대중문학나 영화의 개방은 시기상조이며 얻는 것보다는 잃는 것이 많다고 본다.
다시한번 일본 퇴폐문화의 침투를 막는 결의를 다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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