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전 방북단이 만난 김철준 김영남과 동일인물로 보인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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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정부의 고위 소식통은 "29일로 예정된 김영남씨 기자회견을 지켜본 다음 일 정부의 대응 방안을 강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아베 장관은 "지금까지 북한의 설명에 모순점이 있었으며 (29일 회견에서) 이를 제대로 설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즉 ▶김씨가 2002년 9월 메구미 부모에게 보낸 편지에 메구미 사망 연도를 1993년으로 썼으나 북한 당국이 나중에 94년으로 정정한 경위 ▶북한이 메구미 유골이라고 일본에 보낸 것이 유전자 감식 결과 진짜가 아닌 것으로 밝혀진 것 등을 명확히 해명하지 않으면 29일 기자회견에서 김씨가 하는 말을 믿지 못한다는 입장이다.

이날 메구미 부친 요코타 시게루(橫田滋)와 모친 사키에(早紀江)를 비롯한 납치피해자 가족회는 국회 중의원회관에 모여 김씨 모자의 상봉 장면을 TV로 지켜봤다.

사키에는 "28년 만에 모자가 상봉한 것은 매우 기쁜 일이지만 납치한 사람을 이산가족 상봉의 형태로 만나게 하는 것 자체에 화가 난다"며 "납치 피해자들을 (일본과 한국에) 돌려보내야 한다"고 말했다. 시게루는 "화면에서 보니 (김영남과 메구미 사이에서 태어난) 혜경(은경)이가 이제 어른이 됐구나'하는 느낌이 들었으나 왠지 가족 안에서 붕 떠 있다는 인상을 받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지통신은 "김영남씨가 29일 기자회견에서 메구미에 대한 어떤 새로운 이야기를 털어놓을지가 초점"이라며 "그러나 결국 북한은 지금까지의 주장을 되풀이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 일각에선 "북한이 은경씨를 일본에 돌려주겠다는 카드를 제시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일 정부는 "메구미의 생사 여부가 분명히 밝혀지지 않는 한 은경씨를 돌려보내겠다고 해도 응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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