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 업무 마비상태|관리직 3천명 전원 사표제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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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장승포=허상천 기자】대우조선이 끝내 파국으로 치닫고 있다.
근로자 분신자살 후 노조측의 작업거부로 지난달 30일 이후 조업이 중단된 가운데 노조원들의 불법집단 행동과 간부사원폭행에 분노한 관리직 사원 2천 9백여 명이 6일 오후 집단사표를 냈고 노조측은 7일 파업찬반투표를 강행했다.
회사측은 또 7일부터 재물조사에 착수해 폐업조치가 내려질 것이라는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
이날 대우조선근로자 9천5백여 명은 정상출근, 오전 9시부터 회사 내 종합운동장에서 9일 쟁의 냉각기간이 끝남에 따라 파업돌입여부를 놓고 조합원 찬반투표에 들어갔으며 파업결정이 확실시된다. 노조측은 그러나 파업시기는 쟁위대책위에서 다시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회사관리직사원 2천9백여명은 최근 노조측의 불법집회와 회사간부 폭행사건 등에 항의, 6일 오후 전원 사직서를 제출하고 7일 급여지급 및 시설유지 필수요원을 제외한 대부분의 관리직 사원들이 출근하지 않아 회사업무가 거의 마비상태다.
대우조선 부서장 및 관리직 사원들의 모임인 사원연합회 (회장 강성일·34·선체 계획팀 사원)는 6일 오전 11시 집행부 및 부문별 대표자 37명이 참석한 가운데 회사내 제2생산 사무실에서 긴급회의를 열고 최근 근로자들의 불법집회 등과 관련, 『직장의 사규 및 규범이 붕괴된 상황에서 더 이상 근무할 수 없으므로 일괄사직을 결의했다』고 밝히고 『불법조업중단 사태와 집단폭행을 주동한 근로자들을 사규에 의해 처벌해줄 것』등을 요구하며 7일부터 출근하지 않기로 했었다.
사원연합회측의 이 같은 결정은 5일 오후 2시쯤 근로자 1천여명이 회사 내 제2생산부 사무실에 몰려가 지난 3일 노조원들이 사무실 벽면 낙서를 하는 과정에서 관리직 사원으로부터 폭행 당했다고 주장, 해명을 요구하며 농성을 벌이다 종합설계실 최성낙 부장(37)등 7명을 무릎 꿇리고 뺨을 때리는 등 폭행하자 이에 항의해 일어났다.
한편 지난달 29일 분신 자살한 근로자 이상모·박진석 근로자에 대해 6일 오후 회사측이 위로금 8천만 원씩을 지급키로 노조 및 유족측과 합의함에 따라 8일 「전국노동자장」으로 합동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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