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급식이 정상화될 때까지 계속 도시락을 준비해 달라는 학교 측의 가정통신문을 받은 김씨는 "날씨가 무더워 아이들이 도시락을 먹다 탈이나 나지 않을까 걱정이 된다"며 "언제까지 도시락과의 전쟁을 해야 하느냐"고 말했다. 한 달에 4만원(한 명)의 급식비만 내면 됐는데 도시락을 계속 싸면 가계에 부담이 커질 것이라는 걱정도 했다. 최악의 급식 중단 사태로 학부모들이 '도시락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 25일 현재 급식이 전면 중단된 학교는 전국 102개 초.중.고(학생 수 8만여 명)에 이른다. 이 때문에 학부모들은 주말을 맞아 도시락 용기를 구입하고 찬거리를 장만하면서 '도시락과의 전쟁'을 벌여야 했다.
맞벌이 부부의 고통은 더 심하다. 서울 숭의여중에 다니는 딸의 도시락 밑반찬을 준비한 강모(어린이집 운영)씨는 "꼭두새벽부터 아침밥을 한 뒤 남편 출근 챙겨주고, 중학생 딸의 도시락까지 싸다 보면 출근하기도 전에 힘이 쭉 빠진다"고 했다. 강씨는 "맞벌이 부부들은 아침에 간편하게 식사를 할 수 있었는데 도시락 때문에 꼭 밥을 지어야 한다"며 "직장에 다니는 여성에게는 시간적으로나 정신적.육체적으로나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퇴근 후에 도시락 설거지를 하고 다음날 찬거리를 준비하는 일이 번거롭다는 것이다.
학부모들의 이 같은 '도시락 스트레스'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보건당국의 역학조사 결과는 일러야 30일께 나올 예정이다. 따라서 급식이 재개되려면 최소 1~3주 더 걸릴 전망이다.
교육부 신영재 학교체육보건급식과장은 "CJ푸드시스템에 책임이 있다는 판정이 나오면 해당 학교들은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급식업체를 선정해야 한다"며 "이럴 경우 7월 중에나 정상적인 급식이 이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이원진.김호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