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진 개, 장판 뜯어먹으며 버티다 결국 하늘나라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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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동물자유연대]

[사진 동물자유연대]

빈집에 방치된 반려견이 배고픔을 참지 못해 장판과 벽지, 가구 등을 뜯어 먹으며 버티다가 결국 하늘나라로 떠났다. 집에 반려견을 방치해 죽게한 견주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고발됐다.

동물자유연대는 9일 "2018년 마지막 날 계약이 만료된 임차인이 나타나지 않아 문을 열고 들어가니 개의 사체가 있다는 전화를 받았다"며 "현장에 도착해 관할 경찰과 동물보호 담당관 입회하에 들어간 현장은 참혹했다"고 전했다.

현장에는 오랜 시간 배고픔을 이기지 못한 반려견이 장판과 벽지, 가구 등을 뜯어 먹었던 흔적이 가득했다.

[사진 동물자유연대]

[사진 동물자유연대]

동물자유연대에 따르면 현장에서 만난 제보자는 세입자의 집이 9월 전기가 끊긴 상태이고 연락이 되지 않아 집에 들어가 볼 수 없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난해 12월 8일 세입자와 연락이 닿아 집에 들어갔다. 그 당시 개는 살아 있었고 제보자는 견주에게 조치를 취해줄 것을 여러 차례 요청했지만 답은 돌아오지 않았다. 견주의 이모는 제보자에게 가끔 가서 밥과 물을 챙겨준다고 설명했다.

이후 27일 제보자가 다시 집을 찾아갔을 때 개는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다.

숨진 반려견은 정확한 사인을 파악하기 위해 검역원으로 보내졌다. 동물자유연대는 학대자를 고발 조치했다. 부천오정경찰서는 견주 A씨의 조사를 완료한 후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동물자유연대는 "방치는 동물의 희망과 기대감 속에 감춰진 가장 비겁한 학대"라고 비판했다.

홍수민 기자 sum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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