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홍만 '챔프'슐트에 판정승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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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홍만(오른쪽)이 세미 슐트를 거세게 몰아붙이고 있다. 신인섭 기자

과연 세계 최강인가. 최홍만(26.2m18㎝.158㎏)이 3일 서울올림픽체조경기장에서 열린 K-1 월드그랑프리 서울대회에서 지난해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세미 슐트(33.2m11㎝.116㎏)를 2-1 판정으로 꺾었다. 데뷔 1년 만에 챔피언을 침몰시키는, 이변을 넘어 기적에 가까운 일을 이뤄냈다. 하지만 최홍만은 석연찮은 판정에 힘입어 이겼다는 비판과 함께 몇 가지 문제점도 노출했다.

◆ 세계 최강자 vs 아직 아니다=최홍만은 무시무시한 힘과 잠재력을 또 한번 증명했다. 밥 샙, 프레데터에 이어 슐트까지 이겼으니 그가 최강 수준이라는 것에 이의를 달기는 어렵다. 최홍만의 승리를 홈 어드밴티지 덕분이라고 깎아내리는 의견도 있다. 내용상 슐트를 압도했다고 볼 수 없고, 기술과 체력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것이다.

◆ 지구력 보완 vs 발기술 미숙=최홍만은 슐트와 3라운드까지 접전을 벌이며 끝까지 체력을 유지했다. 최홍만의 에이전트 박유현씨는 "오늘 최홍만이 보여준 지구력이 정상이다. 샙과 싸울 때는 설사, 프레데터전 때는 발목 부상 때문에 체력을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최홍만은 기술적인 한계도 드러냈다. 펀치는 강했지만 부정확했다. 특히 가끔 보여준 킥은 공격용이 아니었다.

◆ 적수가 없다 vs 약점은 있다=최홍만은 K-1에서 8승1패를 기록했다. 세계 챔피언과 대등한 경기를 펼친 끝에 판정승했으니 당장 월드그랑프리 챔피언 후보로 꼽힐 만하다. 그러나 최홍만이 토너먼트를 치르기에는 체력이 의심스럽고, 유일한 패배를 안긴 레미 보냐스키 등 특급 테크니션을 상대하기는 아직 역부족이라는 지적도 있다.

김식 JES 기자 <seek@jesnews.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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