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그룹 5년간 50조원 투자, 7만명 채용…"온라인 집중 투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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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 명의 일자리 창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연합뉴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23일 오후 서울 강서구 김포국제공항에서 일본으로 출국하고 있다. 롯데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조원의 신규 투자와 7만 명의 일자리 창출하는 등의 내용을 담은 대규모 투자ㆍ고용 계획을 이날 발표했다. [연합뉴스]

롯데그룹은 앞으로 5년간 50조원을 투자하고, 7만 명을 채용하겠다고 23일 발표했다. 신동빈 롯데 회장이 이달 초 경영 복귀한 뒤 내놓은 첫 번째 대규모 투자 계획이다.

투자는 롯데는 양대 축인 유통과 화학 부문에 집중된다. 화학·건설에 20조원을, 유통과 관광·서비스에 각각 12조5000억원을 투자한다. 식품에도 5조원을 투입해 신제품 개발과 생산설비 개선에 나서기로 했다. 50조원 중 내년에 투입될 금액은 12조원으로, 삼성정밀화학 등을 인수한 2016년(11조2000억원)을 넘어서는 수준이다.

대규모 투자와 함께 향후 5년간 7만 명을 새로 고용하기로 했다. 올해 1만2000명 수준인 채용 인원을 내년엔 1000여 명 늘리는 것을 비롯해 점차 고용을 확대하기로 했다. 특히 유통부문 'e커머스' 분야에서 많은 채용이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롯데그룹 관계자는 "온라인 사업 역량을 업계 1위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데 집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를 위해 인공지능(AI) 등 디지털 기술과 빅 데이터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온·오프라인을 아우르는 유통 인프라 구축에 대규모 투자를 쏟아부을 계획이다. 또 일자리 창출 효과가 큰 복합쇼핑몰 사업도 지속해서 추진하기로 했다.

또 관광·서비스 부문에서는 국내외 사업을 지속 확대해 롯데의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특히 호텔·면세점의 볼륨을 키우는 데 역량을 집중한다. 이를 위해 해외 인수합병(M&A) 등도 지속해서 추진할 방침이다.

이날 발표한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은 올 초 신동빈 회장이 법정 구속된 후 총수 부재로 사실상 멈췄던 롯데가 재가동을 시작한 것으로 평가된다. 신동빈 회장은 경영 복귀 후 첫 회의에서 "어려운 환경일수록 위축되지 말고 투자에 적극적으로 나서 기업가치를 적극적으로 제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롯데는 2016년 10월 경영혁신안 경영 비리 관련 검찰수사가 끝난 직후에도 5년간 40조원 투자 유치를 발표했었다. 롯데 관계자는 "이번 발표는 당시 이행하지 못한 투자·고용 계획을 재설정해 확대 실행하기로 한 것"이라고 말했다. 롯데는 경영혁신안 발표 이후 경영 비리 재판과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부지 제공에 따른 여파, 국정농단 관련 재판 등 삼중고를 겪으며 정상적인 경영 활동이 이뤄지지 못했다.

재계는 지난해 12월 LG그룹을 필두로 삼성·현대자동차·SK·GS·한화 등이 잇따라 대규모 투자·고용 계획을 밝혔다. 지난달 초엔 포스코그룹이 5년간 45조원을 투자하고, 2만 명을 고용한다고 발표했다. 이어 재계 11위인 KT그룹도 동참 의사를 밝혔다. 이번 롯데까지 합해 정부가 재계에 투자·고용을 요청한 이후 지금까지 투자 계획을 밝힌 그룹은 10곳으로 총 471조원 규모다. 올해 정부 예산(447조원)을 넘는 금액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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