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금실 "아이 갖고 싶었지만 실패했다" 고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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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금실 열린우리당 서울시장 후보의 인터넷 블로그(blog.naver.com/withkumsil)에 오른 글이 화제다. 제목은 '두 여자 이야기'. 이 글은 강 후보의 선거공보에 실릴 예정이다.

글은 대비되는 두 여자의 삶을 썼다.
"한 여자는 반장과 학생회장을 했고 초ㆍ중ㆍ고교를 수석 졸업했다.서울 법대에 들어갔다.사법시험에 합격했다. 최초의 여성 법무장관이 됐고 외교통상부 여성인권대사가 됐다. 세계경제포럼에 의해 아시아의 미래를 짊어질 차세대 한국인 리더로 선정됐다"

"또 다른 여자는 가난해 등록금을 못내 울었고 학교로 빚쟁이가 찾아와 울었다.과외 한번 받아본 적이 없다. 운동권 남자와 결혼했고 남편은 걸핏하면 구속됐다. 여자는 밥 먹듯 면회를 갔다. 아이를 갖고 싶었다. 실패했다. 남편은 사업에 실패했고 여자는 남편의 빚을 떠안았다. 여자는 여전히 빚이 많고 눈물도 많다"

글은 이렇게 끝맺는다. "상처가 많은 여자와 영광이 많은 여자,이 두 여자는 강금실이라는 하나의 이름을 쓴다"

결국 대비되는 두 여자의 삶이 바로 강 후보 자신의 삶의 양면성이란 거다. 글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건 강 후보의 가슴 아픈 과거가 고백된 부분이다. "아이를 갖고 싶었다. 실패했다"는 구절이다. 이런 내용은 처음 공개된 것이다.

강 후보측은 이와 관련 "강 후보가 겉으론 성공하고 세련된 삶만 산 것처럼 보이지만 가난한 어린 시절, 갖고 싶은 아이를 갖지 못했던 아픔, 결혼생활의 어려움 등 일반 여성들이 겪은 것과 같은 고통을 겪은 보통 인간이란 점을 알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강 후보측은 또 "강 후보의 선거 슬로건이 '보람이가 행복한 서울' 인데 보람이는 서민층 자녀를 의미한다"며 "강 후보가 아이 얘기를 고백한 것은 서울의 모든 '보람이'들을 사랑하겠단 뜻을 밝힌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가영 기자 idea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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