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피플] 베트남 차기 총리 내정자 떤 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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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베트남의 판 반 카이(72) 총리는 16일 국회 연설에서 "차기 총리로 응우옌 떤 중(56.사진) 부총리를 내정했으며 국회 동의를 거쳐 곧 임명될 것"이라고 밝혔다.

떤 중 내정자는 친한파 경제 전문가로 통한다. 한국 경제발전 모델에 큰 관심을 보여왔으며 1970년대 중공업 육성이 오늘날 한국 경제의 기초가 됐다고 믿는다.

그는 20여 년간의 군생활을 마친 81년 기업체 사장으로 사회에 첫발을 디뎠다. 호찌민 수산회사 사장을 맡아 1년 만에 매출을 두 배 이상으로 올리는 수완을 발휘했다. 그 뒤 내무차관을 거쳐 96년 공산당 경제위원장에 올랐다. 그해 11월 현대미포조선이 베트남 국영 조선회사인 비나신(Vinashin)과 합작해 남부 나짱시에 조선소를 세웠다. 당시 기공식 참석차 현장에 내려온 떤 중은 행사 직전 현대 측 인사를 불러 "어려운 게 뭐냐"고 물었다. 현대 간부가 몇 가지 애로점을 지적하자 그는 시.당 간부를 모두 불러모아 해결을 지시했다.

2002년 부총리로 한국을 방문해 포스코와 삼성전자.현대중공업 등을 돌아봤다. 귀국 비행기 안에서 그는 당 간부 등 수행원들을 모두 모은 뒤 "한국 경제발전의 저변에 중공업이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며 "이게 바로 우리가 가야 할 길"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그 뒤 그는 중부지방에 대규모 중공업단지 건설을 지시했다. 앞으로 베트남의 도이머이(개혁.개방)가 어떤 방향으로 달려갈지 짐작할 수 있는 대목이다.

홍콩=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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