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탈세 협의’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피의자 소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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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뉴스1]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 [뉴스1]

LG그룹 총수 일가의 조세포탈 혐의를 수사 중인 검찰이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했다.

서울중앙지검 조세범죄조사부(부장 최호영)는 지난 6일 구 회장을 불러 조사했다고 7일 밝혔다. 구 회장은 고(故)구본무 LG그룹 회장의 동생이자 지난 6월 신임 회장에 오른 구광모 회장의 친아버지다.

검찰은 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해 양도소득세를 피하고자 LG상사 지분 거래방식을 위장하는 데 관여했는지 등을 캐물었다.

구 회장은 직접적인 행위자는 아니지만 주식을 처분한 행위자와 함께 고발할 수 있도록 한 양벌규정에 따라 국세청 고발 명단에 포함됐다. 국세청이 고발한 LG 일가 구성원은 10여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LG상사 지분을 보유한 총수 일가 구성원들이 그룹 지주사인 ㈜LG에 지분을 매각하면서 특수관계인 간 주식거래가 아닌 것처럼 꾸며 100억원대 양도세를 제대로 내지 않았다는 국세청 고발 내용을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검찰은 구 회장의 LG그룹 지분이 최근 10여 년간 2배 이상 늘어난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검찰은 총수 일가가 LG 지분을 매각하는 방식으로 구 회장의 지분을 늘려 준 것으로 의심하고 있어서 수사가 경영권 승계 과정 전반으로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앞서 지난 5월 검찰은 LG그룹 오너 일가의 조세 포탈 혐의를 수사했다. 당시에도 구 회장은 오너 일가가 보유하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양도하는 과정에서 양도소득세를 탈루한 혐의로 수사 선상에 올랐다.

한영혜 기자 han.younghy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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