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말 바루기] 그러면 안 되죠? 안 돼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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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러시아 월드컵의 열기가 달아오르고 있다. 약체로 평가받던 팀들이 강팀의 덜미를 잡으며 보는 재미를 더한다.

이변이 속출하며 중계진의 입도 바빠진다. “더 이상 실수가 나오면 안 되죠” “더는 실점하면 안 돼요”라며 해설을 이어 나간다. 이때 짚고 넘어가야 할 표기가 있다. “안 되죠”와 “안 돼죠”, “안 되요”와 “안 돼요”다. ‘되’와 ‘돼’는 자주 틀리는 맞춤법으로 무엇이 바른지 헷갈린다는 이가 많다.

구분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돼’는 ‘되어’가 줄어든 말이다. 무엇을 써야 할지 모르겠다면 ‘되어’를 넣어 자연스러우면 ‘돼’로 적고, 부자연스러우면 ‘되’로 적으면 된다고 생각하면 쉽다.

“안 돼죠”의 경우 ‘돼’를 ‘되어’로 바꾸니 “안 되어죠”가 돼 어색하다. “안 되죠”가 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죠’는 종결어미 ‘-지’에 보조사 ‘요’가 결합한 말인 ‘-지요’의 준말이므로 “안 되지요” “안 되죠”로 써야 한다.

“안 돼요”의 경우는 ‘돼’를 ‘되어’로 바꿔도 자연스럽다. “안 되어요”는 말이 되므로 “안 되요”가 아닌 “안 돼요”가 올바른 표현임을 알 수 있다.

‘되다’의 어간 ‘되-’에 어미 ‘-어/-어서/-었-’ 등이 붙어 활용될 때는 ‘되-’와 ‘-어’를 축약해 ‘돼/돼서/됐다’처럼 ‘돼’로 표기할 수 있다. 자음 어미가 붙어 활용될 때는 축약되지 않으므로 ‘되고/되니/되면’처럼 ‘되’로 적는다.

이은희 기자 lee.eunhee@jt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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