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난 삼아 소매치기" 10대 급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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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10대 청소년들의 「충동 소매치기」가 성행하고 있다.
이들은 주로 백화점·시장·지하철역 등지를 몰려다니며 구경을 하다 장난 삼아 소매치기를 하거나 충동적으로 범행을 저지르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중에는 초등학교 학생들도 상당수 차지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책이 시급한 것으로 지적되고 있다.
◇실태=학교나 동네친구 2∼3명이 함께 백화점·시장 등지를 돌아다니며 호기심·장난삼아 소매치기를 하는 경우가 많다.
17일 경찰에 붙잡힌 김 모 군 (15)등 2명은 서울Y중 3년 친구사이로 서울S백화점 구경도중 재일 교포 김 모 양 (19) 의 핸드백이 열려 있는 것을 발견, 3만원과 카드를 꺼내려다 붙잡혔다.
서울K국교 6년과 4학년인 탁 모 양 (12) 과 이 모양 (9) 은 동네친구 사이로 지난 7일 오후4시45분쯤 서울 남대문시장 안에서 유 모 양(19)의 쇼핑백에서 현금 7천8백원이 든 손지갑을 꺼내다 적발됐다.
서울시경 집계에 따르면 올 들어 7월까지 검거된 소매치기가운데 10대 청소년은 전체의 55%에 해당하는 3백여 건 6백여 명으로 나타났으며 이들 중 80%정도가 호기심·장난기 등으로 소매치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범행동기=경찰에 붙잡힌 탁 모 양 (12) 은 『시장 구경하다 돈지갑이 보여 장난 삼아 돈을 꺼낸 것』이었다며 『동네나 학교에선 지갑 등을 몰래 훔쳐 용돈 쓴 것을 자랑하는 친구들이 더러 있다』고 말했다.
김 모 군은 경찰 등에서 『용돈마련을 위해 남의 집에 들어가는 것보다는 소매치기하는 것이 훨씬 쉽고 재미도 있을 것 같아 범행을 저질렀다』고 말하고 『친구들 중에는 시장·백화점 물건을 홈쳐다 쓰거나 팔아 용돈을 마련하는 경우가 흔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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