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수사 원점서 맴돌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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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중앙 경제 신문 사회 부장 오홍근씨 (46) 피습 사건을 수사중인 경찰은 사건 발생 1주일이 지나도록 범인 윤곽조차 파악하지 못한 채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경찰은 사건 당일 범인들이 타고 온 것으로 보이는 용의 차량이 신고됐고 목격자도 4명씩이나 나타나 수사가 쉽게 풀릴 것으로 낙관했으나 용의 차량 차적 조회 결과 문제의 차가 군 기관 소유로 밝혀짐에 따라 『군 수사기 관의 협조가 없어 더 이상 수사를 할 수 없다』며 사실상 수사를 중단, 의혹을 사고 있다.
또 당시 목격자들의 진술과 피해자인 오씨의 진술 등을 토대로 경찰은 범인들이 오씨가 「월간 중앙」에 쓴 「오홍근이 본 사회」라는 칼럼과 관련, 기사에 불만을 품은 사람들일 것으로 추정하여 기사와 관련돼 모 기관으로부터 인사 조치를 당한 사람 등 37명의 명단을 작성, 목격자들에게 이들의 사진 대조를 실시하고 사건 당일의 알리바이를 추적 조사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을 못 본 채 군 출신들이어서 수사가 곤란하다며 흐지부지 하고 있다.
수사를 맡은 강남 경찰서 이무영 서장도 『범인들이 오씨 집 주변에 자주 나타나 사전답사를 하면서도 주위 사람들에게 목격되는 것을 전혀 꺼리지 않았고 범행 시간도 사람들에게 노출되기 쉬운 아침이었다는 점등으로 미뤄 볼 때 범인들은 신분 은폐에 자신이 있는 사람들일 가능성이 크다』고 말하고 『현장에서 목격된 차량이 군부대 소속으로 드러나 경찰로서는 행적 추적이 어렵게 됐다』고 말했다.
한편 경찰은 13일 오씨에게 지난 10일 범인 인상 착의·병원 경비 상황 등을 묻는 괴 전화가 걸려온 사실을 밝혀낸 데 이어 사건이 있기 전날 오씨 아파트를 감시하다 아파트 경비원에게 목격된 용의자 2명이 있던 잔디밭에서 먹고 버린 것으로 보이는 빈 우유통 2개와 1회용 겔포스 빈 봉지 1개를 수거, 국립 과학 수사 연구소에 지문 감식을 의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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