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명록에 이름만 적은 김정은, 문 대통령은 소속ㆍ신분 남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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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북측 지역을 찾아 방명록을 쓰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조선중앙통신]

26일 열린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판문점 북측 지역을 찾아 방명록을 쓰는 문재인 대통령 [사진 청와대, 조선중앙통신]

26일 2차 남북정상회담 때 판문점 북측 지역인 통일각을 찾은 문재인 대통령은 방명록에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 조선민주주의 인민 공화국 김정은 위원장과 함께!”라고 적었다. 그리고 날짜(2018. 5. 26)를 적고 줄을 바꿔 ‘대한민국 대통령 문재인’으로 끝냈다.

이번 문 대통령의 방명록과 김 위원장 것의 차이는 자신과 상대방의 소속·직함을 적었다는 점이다. 김 위원장은 지난달 27일 1차 정상회담을 위해 판문점 남측을 찾았을 때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 김정은 2018. 4. 27”이라고 적었다. 김 위원장이 쓴 방명록엔 문 대통령이 언급되지 않았고, 자신의 이름에도 소속ㆍ직함을 적지 않았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경기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중앙포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27일 경기 파주 판문점 평화의 집에서 '새로운 력사는 이제부터. 평화의 시대, 력사의 출발점에서'라는 방명록을 남겼다. [중앙포토]

문 대통령은 이번 2차 회담에서 방명록에 적은 것처럼 조선민주주의공화국 같은 북한식 표현을 사용한 점이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회담 때 인사말에서도 “‘조ㆍ미 정상회담’이 반드시 성공하기를 기원하겠다”고 했다. 한국 정부가 주로 쓰는 표현은 ‘북미정상회담’이다.

이에 27일 문 대통령의 청와대 기자회견과 공개 질의응답이 끝난 뒤 관련 질문을 받은 청와대 관계자는 “북한 지역에 갔기 때문에 그쪽 표현과 언어를 써준 것”이라며 “김 위원장도 우리 쪽으로 내려왔을 때 ‘탈북자’와 같은 남측 용어를 쓰지 않았느냐”고 답했다.

최선욱 기자 isotop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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