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상·해학의 묘미 온 가족이 만끽한다|세계의 「꼭두극」서울서 "한마당"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5면

환상과 해학의 묘미를 만끽하게 해주는 세계꼭두극 제전이 88문화올림픽일환으로 서울에서 열린다.
유니마한국본부(회장 신우식)는 11∼14일 「88 서울마리오네트 월드」를 개최, 국내외 12개 극단이 문예회관 대·소극장, 산울림소극장, 마로니에 광장 등으로 나뉘어 25차례의 공연을 갖는 한편 12일 오후1시 문예진흥원 강당에서 워크숍도 연다.
공연에 참가하는 해외극단은 루부리아나꼭두극단(유고슬라비아)·스톡홀름꼭두극단(스웨덴)·스페아파트꼭두극단(오스트레일리아)·호피꼭두극단·마스크꼭두극단(이상 일본)등 5개 단체. 국내에서는 남사당·꼭두극단 영·초란이·산울림·계원·나무와 종이·서울인형극회 등 7개 단체가 참가한다.
유일한 동구권 참가극단인 유고의 루부리아나꼭두극단이 공연할 작품은 『생쥐와 도토리3알』.
생일날 할머니로부터 도토리3알을 선물 받은 생쥐가 이를 먹으려다 이를 부러뜨린 후 다람쥐·개구리에 각각 도움을 청하나 실패하고 겨우 한 알을 먹게 되지만 껍질을 깨뜨리고 보니 그것마저도 속이 빈 도토리였다는 내용. 줄꼭두형식으로 전개된다. 오스트레일리아 스페아파트꼭두극단이 무대에 올리는 『오버코트』는 「꼭두극은 아동대상의 인형놀이」라는 지금까지의 국내관객들의 인식을 뒤바꿔 줄만큼 깊이 있는 작품.
제2차 세계대전 전후가 무대로 한 어린이의 외투에 대한 추억과 전쟁에 나간 아버지의 갈등과 사랑이 전형적인 현대 꼭두극형식으로 묘사된다.
스톡홀름꼭두극단의 작품 『유부왕』은 그간 국내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무대의 「3차원적 꼭두극」을 선보인다는 점에서 주목을 끄는 것. 독재자인 유부왕을 골탕먹여 권좌에서 물러나게 하는 내용으로 화려한 무대미술과 사람의 등장, 2m가 넘는 거대한 장치, 「베토벤」교향곡 제5번을 사용한 음악효과 등이 지금까지와는 전혀 색다른 분위기를 자아낸다.
한편 꼭두극의 이해를 돕기 위해 마련되는 워크숍에는 벨기에의 「유베르·로망」씨가『구라파의 꼭두극』을 주제로 강연하고, 뒤이어 서독의 「하이디·로만」여사가 어린이와 엄마를 위해 양말·종이봉투 등 주변의 폐품을 이용하여 직접 꼭두를 만들어 공연할 수 있는 방법을 일러준다.
「서울 마리오네트 월드」의 산파역을 한 유니마한국본부 측 이경희씨는 『서울올림픽을 맞아 여러 차원에서 다양한 문화예술축전이 기획되고 있지만 어린이·청소년들을 중심으로 전 가족이 함께 즐기기에 적당한 프로그램은 따로 없이 추진한 것』이라 설명하고 『다양한 꼭두기법·수준 높은 내용 등으로 꼭두극이 「인형놀이」가 아닌 당당한 공연예술의 한 장르임을 일깨워줄 것으로 기대했다.
회원권은 유니마 한국사무국((742)5617)이나 산울림소극장((334)5915)에서 판매하고 있는데 어른·청소년 구별 없이 1인당 2천5백원이다.
참가극단의 공연일정은 다음과 같다. (대=문예회관대극장 소=문예회관소극장 산=산울림 소극장 ▲루부리아나꼭두극단=11일 오후4시·7시 대, 12일 오후7시 산
▲마스크꼭두극단=12일 오후4시·7시, 13일 오전11시 대 ▲호피꼭두극단=11일 오후4시·7시 소, 12일 오전11시 산 ▲스톡홀름꼭두극단=13일 오후7시 대 ▲스페아파트꼭두극단=11일 오후7시 산. 13일 오후4시·7시 소 ▲초란이·산울림=13일 오후4시 산, 14일 오후4시 소 ▲남사당=12일 오후1시 소 ▲꼭두극단영=12일 오후7시 소, 13∼14일 오후4시 산 ▲나무와 종이=11일 오후4시 산, 14일 오후7시 소 ▲계원=14일 오후7시 산 ▲서울인형극회=12∼14일 오후1시·4시·7시 마로니에광장 꿈나무이동극장. <홍은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