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 첫날 5언더 선두 '씽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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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6면

최경주가 '래의 개울(Rae's Creek)'로 불리는 13번 홀 그린 앞의 워터 해저드에 빠뜨린 공을 찾고 있다. 최경주는 지난해에도 이곳에 공을 빠뜨렸지만 바지를 걷고 들어가 공을 쳐내 파세이브를 했다. [오거스타 AP=연합뉴스]

90명의 출전 선수 가운데 첫날 60대 타수를 친 사람은 단 3명, 언더파도 18명에 불과했다. 선수 사이에선 "마스터스가 아니라 (해마다 까다로운 코스에서 대회를 치르는) US오픈 같다"는 말도 나왔다.

첫날 리더보드 맨 윗줄을 차지한 선수는 세계랭킹 2위 비제이 싱(피지). 2000년 이 대회 챔피언인 싱은 7일(한국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장(파72.7445야드)에서 개막한 마스터스 1라운드에서 5언더파를 쳐 단독 선두에 나섰다. 보기는 한 개도 없이 버디만 5개를 잡아내는 완벽한 경기를 펼쳤다. 44세의 노장 로코 미디에이트(미국)가 4언더파로 단독 2위, 2월 AT&T 페블비치 프로암에서 우승했던 신예 애런 오버홀저(미국)가 3언더파 3위에 올랐다.

코스 길이를 지난해보다 155야드 늘리고, 벙커를 크고 깊게 만들어 놓은 탓에 대부분의 선수가 고전을 면치 못했다. 1번 홀(파4.455야드)부터 희생자가 속출했다. 몸이 채 풀리지 않은 상태에서 무려 30명의 선수가 보기, 5명이 더블보기를 하며 출발했다.

그러나 싱은 달랐다. 평균 301.5야드의 드라이브샷을 앞세워 오거스타의 까다로운 코스를 차분히 공략해 나갔다. 드라이브샷의 페어웨이 안착률이 64%에 그쳤지만 아이언샷의 정확도가 78%나 됐다. 그린 적중률이 높았던 것은 러프가 길지 않기 때문. 퍼팅 감각도 좋아 홀당 평균 퍼트 수가 1.5개에 불과했다.

전반 9홀에서 1타를 줄인 싱은 '아멘 코너'의 첫째 홀인 11번 홀(파4.505야드)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상승세를 탔다. 티샷한 공이 러프에 빠졌지만 5번 아이언으로 홀 3m 거리에 공을 붙여 타수를 줄였다.

올해 마스터스는 거리도 늘리고 벙커를 깊고 넓게 파는 등 코스를 까다롭게 손질했다. 첫날 경기 도중 아쉬운 표정을 짓고 있는 선수들. 사진위 왼쪽부터 타이거 우즈, 필 미켈슨, 세르히오 가르시아, 사진아래 왼쪽부터 어니 엘스, 애덤 스콧, 헨릭 스텐슨.


통산 다섯 번째 우승을 노리는 타이거 우즈(미국)는 이븐파(이글 1, 버디 2, 보기 2, 더블보기 1개)로 첫날 경기를 마쳤다. 공동 19위. 14번 홀(파4.440야드)에선 163야드를 남기고 친 둘째 샷이 그대로 홀 속에 빨려 들어가 이글을 했지만 15번 홀(파5)에선 셋째 샷이 그린 주변의 워터해저드에 빠지는 바람에 더블보기를 범했다. 우즈는 "언더파를 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뜻대로 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필 미켈슨(미국)과 레티프 구센(남아공)이 2언더파 공동 4위, 마스터스에서 단 한 번도 우승하지 못했던 어니 엘스(남아공)가 1언더파를 치며 공동 8위를 했다.

최경주(나이키골프)는 4오버파를 쳐 공동 55위에 그쳤다. 거리가 부담이 된 듯 버디는 3개에 그치고, 보기를 7개나 범했다. 평균 드라이브샷 거리는 282야드.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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