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역 시민들 두 정상 손 맞잡자 “와” 환호성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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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1호 12면

2018 남북정상회담 

27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시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밝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경빈 기자]

27일 서울광장에 설치된 대형 스크린 앞에서 시민들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군사분계선을 넘는 장면을 밝은 표정으로 지켜보고 있다. [김경빈 기자]

27일 오전 서울시청 앞 전광판을 통해 남북 정상회담이 생중계됐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등장하자 이 장면을 지켜보던 시민들 사이에서 작은 탄성이 흘러나왔다. 길을 가던 사람들도 발걸음을 멈췄다. 직장인 문성준(43)씨는 “놀랍도록 떨리고 감동 깊다”고 말했다.

서울역 대합실에서도 TV 3대 앞마다 100명이 넘는 사람이 몰렸다. 두 정상이 손을 맞잡는 장면이 나오자 “와” 하는 환호성이 터졌다. 박수를 치는 시민도 있었다. 손자들과 부산에 가기 위해 서울역을 찾았다는 김보환(58·여)씨는 “두 정상의 만남을 보고 감개무량해서 박수를 쳤다. 이 만남이 남북이 자유롭게 오갈 수 있는 평화통일의 시초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역에서 만난 마레일리(25·페루)는 “정상회담 생중계를 보며 놀랍고(Surprising) 경이로운(Incredible) 일이라고 생각했다”며 “지난주 여행 올 때 부모·친구들이 전쟁 날 수 있는 곳이라고 말렸는데, 이번 정상회담 덕분에 부모님 걱정도 덜게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회담 결과에 우려하는 시민도 있었다. 청주시에 산다는 윤은중(64)씨는 “기대 반, 걱정 반이다. 이번에 ‘비핵화’가 합의된다고 해도 과연 합의대로 지켜질지 의문”이라며 “이번 합의가 어그러지면 국내 보수·진보 이념 갈등만 더 심각해질지도 모른다”고 걱정했다.

이수기·조한대 기자 lee.sook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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