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회 교과서 고친 이준호군 불국사 장학금 받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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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31면

교육 부총리가 준호군에게 보낸 격려의 글.

지난해 중국의 한 출판사에 편지를 띄워 잘못된 중국 검인정 초등학교 사회 교과서의 내용을 바로잡은 한국 유학생 이준호(14.사진)군이 겹경사를 맞았다. <본지 3월 13일자 31면 참조> 장학금도 받고, 한국 정부로부터 칭찬까지 들었기 때문이다.

우선 불국사가 나섰다. 준호군이 바로잡은 교과서의 내용이 불국사 석굴암 부처님에 관한 사진설명인 게 인연이 됐다.

불국사 주지 종상 큰스님은 본지 보도가 나간 13일 사무국을 통해 중국 베이징(北京) 본지 지사로 전화해 준호군의 연락처를 물었다. 스님은 "준호군에게 고마움을 표시하고 싶다"며 장학금 지급의사를 전달해왔다.

불국사 측 연락을 받은 준호군 아버지 이갑재(48)씨와 어머니 류미앵(45)씨는 25일 불국사를 찾아가 주지스님으로부터 장학금을 전달받았다.

주지스님은 이 자리에서 "자랑스런 준호군을 꼭 한번 보고 싶다"며 "준호군이 소원을 이룰 수 있도록 기도하겠다"고 말했다고 한다. 주지스님은 장학금 외에도 준호군에게 전해달라며 염주.불교 서적 등 각종 선물도 전달했다.

김진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도 29일 주중 한국대사관을 통해 준호군에게 '격려의 글'을 전달했다. 김 부총리는 '자랑스런 이준호군에게!'로 시작하는 편지를 통해 "기사를 보고 우리 교육인적자원부 직원 모두 뿌듯했다"며 "생소한 지역에서 용기있게 오류 수정을 요구한 준호군의 행동에 대해 교육을 책임지는 부총리로서 매우 흡족하게 생각한다"고 격려했다. 그는 또 "준호군 같은 학생이 있어 대한민국의 미래는 밝다"며 "우주 비행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반드시 이루길 기대한다"고 축원했다.

어머니로부터 장학금과 선물, 그리고 교육 부총리의 격려의 글까지 전달받은 준호군은 "대단치 않는 일인데 이렇게 많은 칭찬을 받아 몸둘 바를 모르겠다"며 "앞으로는 공부로 중국 땅에 깊은 인상을 남기는 학생이 되겠다"고 말했다.

베이징=진세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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