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수 맞아 60년 만에 대학 복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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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8면

1940~50년대 미국 영화계와 TV 방송계에서 맹활약했던 스탠리 루빈(88)이 미수의 나이에 대학에 복학해 향학에 대한 열정을 불사르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타임스는 27일(현지시간) "루빈이 지난해 가을 학기 UCLA에 복학해 손자뻘 되는 학생들과 열심히 강의를 듣고 있다"고 보도했다. 약 60년 전인 37년 졸업 학점이 10학점 가량 모자라 문학사 학위를 따지 못했던 루빈은 "배움에 있어 나이는 아무런 장애가 되지 않는다"며 대학 졸업에 도전했다. 이미 '영화 역사''TV의 역사' 과목을 마쳐 이제 4학점만 이수하면 된다.

105명의 '동료' 학생들은 맨 처음 백발의 루빈이 강의실에 들어섰을 때 그가 누구인지 전혀 알아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런데 그가 무대조명 기술에서 작가조합의 부침에 이르기까지 영화와 TV의 역사를 줄줄이 꿰자 "대체 이 노인이 누구냐"며 인터넷을 검색하게 됐고, 그 결과 교과서에서 배웠던 '전설적인 대선배'라는 것을 알게 됐다.

루빈은 19편의 영화 대본을 썼고 20여 편의 TV 드라마를 제작했다. 5년간 PD조합장도 지냈다. 마릴린 먼로가 주연한 54년작 '돌아오지 않는 강'도 그가 제작한 영화다. 48년엔 '유어 쇼 타임(Your Show Time)'이란 TV 프로그램으로 제1회 에미상도 받았다.

박신홍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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