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일자눈썹의 "순악질" 개그우먼 김미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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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6면

「쓰리랑 부부」. 요즘 TV의 이 소란스러운 신혼 부부를 모르는 이가 있을까. 특히 뚝배기 깨지는 듯한 소리를 고래고래지르며 야구방망이를 흔드는 짙은 일자눈썹의 「순악질여사」는 명성(?)이 대단하다.
『주부들이 설겆이를 하다가도 「쓰리랑부부」한다아-하면 쏜살같이 TV앞에 달러든대요. 남편앞에서 옆구리에 양손을 얹고 호통치는 저를 보면서 마음속으로 열렬하게 박수를 치는 모양이예요.』이름보다 순악질여사로 더 널리 알려진 개그우먼 김미화양(24).
남자들의 성적 횡포에 짓눌린 여성들의 욕망을 대신 분출시키고 있는 것처럼 그녀는 호기를 부려보인다.
그러나 실제의 그녀는 코미디의 순악질 여사와 정반대. 86년 9월에 결혼한 그녀는 실제로 집안에서는 조용하고 얌전한 주부일 뿐이다. 하기는 7살 연상의 남편앞에서 어떻게 순악질여사노릇을 하겠는가. 그녀는 순간 머쓱했던지 『저는 원래 성격이 내성적이예요』라고 뒤로 한발 물러난다.
그녀의 표정은 코미디에서 『음미 기죽어』할 때의 그것. 올해 2월부터 K-2TV 『쇼! 비디오자키』를 통해선보인 이 「쓰리랑부부」코너는 김미화·김한국콤비가 꾸며내는 마당극형식의 개그.
두 사람이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대본까지 작성한다. 특히 남도창을 하는 국악인 신영희씨가 직접 고수로 출연, 이들과 함께 척척 손발을 맞춰가고 있어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도.
『전라도 사투리를 쓰는것은 창때문이기도 하지만 순악질여사의 강한 인상을 드러내는데 효과적이기 때문이예요.』 84년 KBS 개그콘테스트에서 은상을 받아 TV에 입문한 그녀는 개방적인 시부모님들 덕분에 마음놓고 연기할수 있다고 한다.
재미있는 것은 콤비 김한국씨(28)도 86년 11월에 결혼했는데 그녀가 결혼식을 올린 같은 예식장의 같은 실에서 식을 치렀다는 것. 그녀는 또 소재개발과 대본작성 때문에『남편보다 더많은 시간을 같이한다』는 순악질여사의 남편 김한국씨를 가리켜『부모님께 효도하는 장한아들』이라고 칭찬하는 것을 잊지 않았다. <박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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