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마지막 경기 종료를 알리는 버저가 울리자 세라 머리(30·캐나다) 총감독이 참았던 눈물을 쏟았다.
머리 감독은 2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2018 평창 겨울올림픽 7~8위 결정전에서 스웨덴에 1-6으로 패한 뒤 눈물을 훔쳤다.
그는 눈물이 흘러 빨개진 얼굴로 북한 박철호 감독과 수고했다며 포옹했다. 박 감독의 눈시울도 붉어졌다.
골리(골키퍼) 신소정이 박 감독과 포옹할 때 흐뭇한 얼굴로 바라보던 머리 총감독은 신소정이 코치와 포옹하자 연신 눈물을 닦았다.
그는 이후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선수들이 자랑스러워서 눈물이 나왔다”고 밝혔다. 이어 “(감독으로 부임한) 4년 전만 해도 우리 팀이 이 정도로 올림픽에서 경쟁력 있는 모습을 보여줄 거라는 상상은 해보지 못했다”며 “4년간이 기억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갔고, 경기가 끝난 뒤 선수들이 관중에게 인사하는 모습이 너무나 자랑스러웠다”고 덧붙였다.
머리 감독은 단일팀의 지휘봉을 잡게 된 데 대해서는 “힘든 일이었다. 북한 선수들에게 4년간 가르쳐야 할 시스템을 불과 10일 만에 가르쳐야 했다”며 “북한 선수들도 힘들기는 마찬가지였다. 처음 보는 감독 밑에서 처음 보는 플레이를 해야 했다”고 돌아봤다.
그는 “하지만 이러한 짧은 시간에도 남북 선수들은 하나로 뭉쳐 좋은 호흡을 보여줬다. 정치적인 부담과 미디어의 높은 관심 속에서도 우리 선수들이 하나의 팀을 이뤄냈다는 점은 내게도 대단히 인상적이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북한 선수들이 돌아가는 26일까지 비디오 미팅을 하는 등 훈련하지 않고도 최대한 많은 것을 북한 선수들에게 가르쳐주고 싶다”고 전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