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당국자 개성공단 첫 방문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6면

더글러스 앤더슨 미국 하원 국제관계위원회 전문위원과 주한 미국 대사관 서기관급 직원 2명이 북한의 초청을 받아 20일 개성공단을 방문했다. 북한이 미 당국자의 개성공단 방문을 허용한 것은 처음이다. 이들의 방문은 남북 경협의 상징인 개성공단 현장을 둘러보고 싶다는 미국 측의 요청에 따라 비공개로 이뤄졌다.

앤더슨 전문위원 등의 개성공단 방문에 대해 정부 당국자는 "미국은 개성공단 사업 등을 통해 북측의 개혁.개방 의지를 파악하고 싶어하는 것 같다"며 "북측도 이런 미국의 입장에 유화적으로 반응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이 당국자는 그러나 "개성공단에 대한 미국의 관심은 위폐 등 대북 정책 현안과는 무관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북한은 16일 민족경제협력연합회 명의로 앤더슨 전문위원과 주한 미국 대사관 1등서기관과 2등서기관 등에게 초청장을 발급했다. 북한은 초청장에서 "경제협력 사업을 위해 2006년 3월 말까지 개성공업지구를 방문하도록 초청한다"며 "공화국 체류기간에 모든 편의를 제공하며 신변 안전을 보장한다는 것을 알린다"고 밝혔다.

이종석 통일부 장관은 같은 날 "한반도에 미묘한 정세 변화가 있다. 미국이 북한의 개방 의지를 확인해 보고 싶어한다"고 말했으며, 알렉산더 버시바우 주한 미국 대사는 17일 열린우리당 정동영 의장을 만나 "대사관 중간급 직원들이 개성공단을 방문할 수도 있다"고 했었다.

박승희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