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일본에 2승 … 진 것 아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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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승엽(요미우리 자이언츠)

-이번 대회의 의미는.

"최선을 다했다. 목표인 4강에 진출해 만족한다. 6승1패를 거뒀지만 룰이 잘못돼 탈락했다. 하지만 앞으로 한국 야구를 함부로 보지 못하게 했다는 점을 의미 있게 생각한다."

-일본과 세 번이나 만났다.

"오늘 경기는 졌지만 이미 2승을 거뒀기 때문에 일본에 졌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이제 한국 야구는 아시아에서 둘째가 아니고 세계에서도 중하위권이 아니다.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갔다."

-홈런.타점 1위지만 오늘 부진했다.

"중심 타선에서 기대에 부응하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그러나 한국 야구는 이제부터 시작이다. 미국이나 일본을 충분히 따라잡을 수 있다. 열악한 환경이지만 야구를 많이 사랑해 주시고 '세계에서 한국이 제일 좋은 팀'이라는 얘기를 들을 때까지 성원해 달라."

-미국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았다.

"외국 언론을 안 믿는다. 메이저리그 진출이 완전히 결정될 때까지 최선을 다할 뿐이다."

◆ 박찬호(샌디에이고 파드리스)

-WBC를 아쉽게 마감하게 됐다.

"모든 선수들, 코칭스태프와 기대 이상의 것을 이뤄낸 것에 의미를 두고 싶다. 오늘 일본에 진 것은 아쉽지만 우리는 일본에 2승을 올렸고 6승1패를 기록했다. 6승이나 거둔 팀은 우리밖에 없지 않은가. 오랜 기간 준비했던 만큼 좋은 결실이 나왔고 다 함께 이뤄냈다는 점에 만족한다."

-이번 대회에 색다른 의미를 둔다면.

"한국 야구를 세계에 알리는 데 큰 몫을 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메이저리그 구장에서 후배들이 좋은 성적을 올렸다는 점에서 야구 꿈나무들이 세계 야구를 더욱 가깝게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고 본다."

-마무리.선발을 오가며 활약했는데.

"투수코치인 선동열 감독님은 내가 어렸을 때 그분이 던지는 모습을 보고 야구에 대한 꿈을 키워갈 수 있게 해주신 분이다. 처음으로 스승으로 모시고 제자가 되는 영광된 순간을 보냈다. 김인식 감독님은 뛰어난 성품을 지니신 분이다. 이런 분들이었기에 보직에 상관없이 최선을 다한다는 생각이었다. 국가의 지시라고 생각했다."

-WBC 4강에 오른 것을 평가한다면.

"2002년 해외에서 월드컵 축구를 보면서 조국애를 느꼈고 이번 대회가 그런 비슷한 분위기를 가져다 주기를 바랐는데 한국이 4강에 올라 역사에 한 획을 그었다고 생각한다."

-이제 소속팀으로 돌아간다. 각오는.

"자신감이 생겼다. 한국에 대한 긍지가 생겼고 소속팀 선수들도 한국과 교민들의 열성적인 응원 등에 대해 많이 얘기할 것이다. 시즌 시작부터 좋은 일이 생겼고 올 겨울 귀국할 때 발걸음이 가벼워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 이종범(기아)

6개의 2루타를 날려 2루타 부문 1위에 오르는 등 한국 공격의 첨병으로 활약한 주장 이종범은 "졌지만 좋은 경기였다. 일본 선발 우에하라에 대해선 잘 알고 있었다. 우리 타자들이 우에하라의 공에 타이밍을 잘 맞추지 못했다. 떨어지는 볼에 익숙하지 못한 탓이었다"면서 "하지만 다음에 만나면 충분히 공략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다음에도 좋은 경기를 할 것"이라며 훗날을 기약했다.

샌디에이고=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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