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orld피플] 이란 언론자유 상징 간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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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언론자유의 상징인 반체제 인사 아크바르 간지(46.사진)가 6년간의 교도소 생활을 마치고 18일 풀려났다. 간지는 "그동안 나의 신념은 더 강해졌다"며 "더 포괄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반독재 투쟁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간지는 1998년 반체제 인사 5명의 연쇄 피살 사건에 알리 팔라히안 전 정보장관과 최고 종교 지도자를 포함한 이란의 고위층 인사들이 연루됐다는 의혹을 제기하는 기사를 쓴 뒤 2000년 투옥됐다.

6년의 복역기간 대부분을 독방에서 지낸 간지는 감옥에서 더욱 유명해졌다. 정부의 비리와 탄압 내용을 담은 그의 글은 감옥에서 밀반출돼 인터넷에 계속 실렸다. 수개월씩 단식투쟁을 하기도 했다. 그는 이란 정부에 가장 강력하게 저항하는 인물로 부상했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을 비롯해 국제사회 지도자와 인권단체들이 그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 같은 국제사회의 지원이 없었다면 간지는 아직도 감옥에 있었을 것이라고 지지자들은 주장한다. 당국이 또 다른 혐의를 씌워 그를 석방하지 않았을 것이라는 예상 때문이다.

하지만 유엔이 이란 핵문제를 다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란은 출소 만기일보다 13일 먼저 그를 석방했다. 쓸데없는 비난거리를 피하겠다는 계산으로 보인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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