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싼 게 비지떡이다’. 주식시장에서도 증명이 되는 격언이다. 지난해 주식시장에서 최악의 수익률을 기록한 주식은 주당 1000원 미만의 동전주였다.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 모두에서 그랬다. 코스피와 코스닥 지수가 상승할 때도 동전주의 평균 수익률은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동전주는 한 주를 동전 몇 개로도 살 수 있는 싼 주식을 말한다.
코스피 시장 내에서 가장 쏠쏠한 이익을 낸 건 주당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 중간 가격의 주식이다. 코스닥 시장에선 주당 3만원 이상 가는 비싼 종목의 주가 상승률이 압도적으로 높았다.
코스피 종목 가장 많이 몰려있는 가격대는 1만~5만원 #코스닥은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에 쏠림 #가격대별 수익률 최상위 ‘3만원 이상 코스닥 주식’ #지수 상승 맞춰 상위 가격 종목 증가
한국거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시장별 상장 종목 가격대 분포’ 집계 결과를 29일 발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가장 많은 종목이 몰려있는 가격대는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이다. 한 주당 값이 이 구간에 해당하는 종목은 지난 24일 기준 295개로 전체 코스피 시장에서 34.1%를 차지했다. 다음은 1000원 이상 5000원 미만(23.7%),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16.4%), 10만원 이상(11.8%),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10.8%) 등 순이다. 2016년 말과 견줘 상위 가격 종목의 수가 많이 늘었다.
코스피 종목을 가격대별로 나눈 다음 최근 1년간(2016년 12월 말부터 지난 24일까지)의 평균 수익률을 비교했더니 주당 1만원 이상 5만원 미만인 중간 가격대 주식이 26.91%로 가장 높았다. 다음은 10만원 이상(23.89%), 5만원 이상 10만원 미만(22.09%)이 수익률 상위를 차지했다. 반면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 주식의 수익률은 6.58%에 그쳤다. 액면가(5000원)에 못 미치는 저가 종목의 평균 주가는 지난해 오히려 하락했다. 주당 가격이 쌀수록 수익률이 낮았다. 1000원 이상 5000원 미만은 3.82%, 1000원 미만은 25.75% 손실이 났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동전주의 배신’이 두드러졌다. 1000원 미만 종목의 1년 수익률은 -33.47%로 가장 낮았다. 한 해 사이 3분의 1토막이 났다. 1000원 이상 3000원 미만 주식도 13.56%, 3000원 이상 5000원 미만 주식도 3.43% 손실이 났다.
코스닥 시장에서 ‘빈익빈 부익부’는 뚜렷했다. 비싼 주식일수록 수익률은 높았다. 3만원 이상 종목의 1년 평균 수익률은 75.09%에 달했다.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등 코스닥 고가 종목의 지난해 상승률이 두드려졌던 게 평균 수익률을 높여놨다. 1만원 이상 3만원 미만(34.45%),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16.85%) 코스닥 종목의 수익도 나은 편이었다.
한편 코스닥 시장에서 가장 많은 종목이 몰려있는 가격대는 5000원 이상 1만원 미만(비중 23.9%)이다. 다음은 1000원 이상 3000원 미만(22.0%), 1만원 이상 3만원 미만(21.7%), 3000원 이상 5000원 미만(18.9%) 순서다. 3만원 이상 종목은 전체의 8.8%에 불과했다.
한국거래소 측은 “(지난 1년간) 상위 가격대 종목의 주가 상승이 두드러졌고 하위 가격대 종목의 주가 하락이 크게 나타났다”고 밝혔다.
조현숙 기자 newear@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