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 '냉장고 대야망' … "4년뒤 세상을 얼리겠다"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3면

경남 창원의 LG전자 냉장고공장 A1 라인에서 일 하는 직원들이 미국으로 수출할 3도어 냉장고 ‘프렌치 디오스’를 조립하고 있다.

세계 가전시장에서 휘센(에어컨)바람을 일으킨 LG전자가 '명품 냉장고' 전략을 발표했다.

2010년까지 냉장고 매출을 40억 달러로 끌어 올려 미국 월풀을 제치고 세계 1위로 올라선다는 포석이다. LG전자는 10일 경남 창원공장에서 '디오스 냉장고 신제품 및 전략 발표회'를 열고 이같은 구상을 밝혔다.

이날 이영하 디지털어플라이언스(DA)사업본부장(사장)은 "양문형에 이어 3도어 제품 등 프리미엄 급에 힘을 모아 연평균 20% 이상씩 매출을 늘릴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LG전자는 26억 달러의 냉장고 매출을 올려 월풀(35억달러)과 일렉트로룩스(28억 달러)에 이어 '세계 빅3'가 됐다.

올해 냉장고 매출목표는 30억달러다. 이 규모면 우선 일렉트로룩수를 앞지를 수 있다. 또 인도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시장 점유율 1위에 만족하지 않고 유럽과 미주시장 공략에도 팔을 걷기로 했다. 특히 2004년부터 LG 브랜드로 진출해 지난해 4.5%의 시장을 차지한 북미의 시장 점유율을 2010년까지 10% 이상으로 끌어 올릴 계획이다. LG는 창원 공장의 고급형 제품을 앞세워 이런 목표를 달성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지난해 양문형 냉장고의 매출이 30%이상 늘어났고 냉장실을 아래쪽에 배치한 3도어 냉장고 '프렌치 디오스'의 매출은 2004년보다 280% 증가했기 때문이다. 고급형의 매출 비중을 지난해 41%에서 2010년 55%까지 높이면 목표 달성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전세계 냉장고 시장의 규모는 올해 8050만대에서 2010년 9550만대로 소폭 늘어나지만 이 가운데 고급형은 같은 기간 700만대에서 1050만대로 급증할 것이라고 시장조사기관들은 예측하고 있다.

박찬수 상무(냉장고사업부)는 "신선도를 4배 이상 오래 유지해 주는 '유기농 광특선실'이나 냉동실을 아래에 배치하는 대신 얼음 만드는 제빙기를 냉장실 문에 설치한 '아이스 디스펜서' 등을 적용한 신제품을 앞세워 '디오스' 하면 '세계 최고 명품 냉장고'라는 공식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가 들른 창원 공장은 LG의 세계 냉장고 공장(7개)중 가장 규모가 크다.

지난해 LG전자가 만든 1000만대의 냉장고 가운데 250만대가 이곳에서 생산됐다. 또 이중 절반가량이 양문형 또는 3도어 제품 등 고급형이다. 1965년부터 생산한 냉장고는 LG전자의 효자사업이다. 지난해 LG전자 가전부문 총 매출액(100억달러)의 30%를 차지한 에어컨 다음으로 매출 비중이 높다.

이 공장의 3개 냉장고 라인은 각각 15초에 한대씩 제품을 토해낸다. 하루에 8000대를 만든다. U자형의 컨베이어 벨트 한쪽 끝에 모인 부품은 1시간 30분이면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김창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