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중국서 부품 조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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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쌍용자동차가 중국산 부품을 쓰기로 해 국내 부품업체에 비상이 걸렸다. 쌍용차는 대주주인 상하이차의 부품구매 계열사인 'APSIS(상하이국제부품구매유한공사)'에서 부품을 조달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12일 밝혔다.

APSIS는 지난달 말 쌍용차에 부품 구매 대행안을 제시했고 13일 이와 관련한 설명회를 한다. 쌍용차는 중국산 부품을 싸게 조달하면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현재 중국에는 세계 500대 자동차 부품업체 중 150여개의 업체가 진출해 있다. 쌍용차 관계자는 "상하이GM.상하이폴크스바겐 등에 부품을 조달하는 APSIS가 쌍용차의 부품 구매를 대행하면 납품가를 낮출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쌍용차의 이같은 움직임에 국내 부품업체들은 반발하고 있다.

한 부품업체 관계자는 "연간 10만대 규모의 쌍용차 생산량을 보고 어렵싸리 납품가를 맞춰 왔는데 앞으로 중국에서 부품을 구매하면 상당수 국내 부품업체들은 경영에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구나 쌍용차는 SUV(스포츠레저차량) 가 주력 차종이어서 현대.기아차 등으로 납품선을 돌리기도 어려운 형편이다. 또 국내 부품의 기술유출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해 쌍용차는 "APSIS가 구매대행을 하더라도 국내 업체에게 먼저 납품 기회를 줄 것"이라며 "국내 업체의 부품 설계 도면이 새 나가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지난해 적자를 낸 쌍용차는 1월 비용절감과 상하이차의 경영 지배력을 강화하는 것을 뼈대로 한 중장기 경영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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