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력있는〃밥풀때기〃개그맨 김정식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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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낱알갱이 하나로는 전혀 쓸모가 없지만 하다 못해 편지봉투 붙일때 꼭 필요한 것이 밥풀때기 아닙니까.』
개그맨 김정식씨(29)K-lTV『쇼 비디오자키』의 인기코미디 코너인「도시의 천사들」에서 그는「밥풀때기」로 불리고있다.
또 그는 여장을 하면기가 막힌 미인으로 변신, 남자와 여자의 두얼굴을 모두 갖고 있어서 「야누스 김」으로도 불린다.
「도시의 천사들」이란 사실「건달」의 다른이름. 그는 이 코너를 창안해 내고 직접 대본까지 쓰고있다.『쑥쓰럽구만』『이 나이에 내가 하리』등은 이 프로가 낳은 유행어들.
『건달은 건달이되 이제 마음잡고 직업을 가지려는 어리숙한 건달들의 얘기를 다룬거죠. 사실 TV의 금기사항을 교묘하게 다루고 있읍니다.』
「도시의 천사들」의 등장인물들은 하나같이 이상한 이름들을 갖고 있다.두목격인「쉰옥수수」(임하룡분)를 비롯,「젖은풀빵」「곰발바닥」「주물럭」그리고 그가 맡은 부두목「밥물때기」등이 그것이다.
그는 이 이름들에『다 뜻이 있다』고 한다.「쉰옥수수」는 겉으로 보면 초라 하지만(개그맨 임하룡의 얼굴을 떠올려보자)속으로 알갱이가 꽉 찬 인물을 표현한 것이며「젖은 풀빵」은 큰 덩치에 비해 눈물이 헤픈 인물을,「주물럭」은 도살장에서 소에게 물먹이는 일을 한 인물을,「곰발바닥」은 제비족 출신을 각각 상징적으로 지칭한 이름들 이란다.
『정치코미디에 대한 기대도 수용할 생각입니다. 총선이 임박해지면「쉰옥수수」가 출마를 선언하고「밥풀때기」가 공천을 받아내려고 애를 쓰죠. 그러나「밥풀때기」가 딴 당에서 출마,둘이 치고 받다가 결국 같이 낙선한다는 내용입니다.』
개그를 시작한것은 81년부터. 키 1백61cm의「작은 거인」이다.
태권도 3단에 유도가 비공인2 단. 4 개월된딸의 아버지 이기도 하다. <박해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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