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화 못하면 취직도 승진도 못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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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대기업 사원들이 토요일에도 나와 영어회화 공부를 하고 있다. [중앙포토]

영어회화를 못하면 취직하기 어렵다. 취업한다고 해도 직장 생활을 계속 하기 힘들게 된다. 취업 면접 때 영어 인터뷰를 하는 기업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회의도 영어로 하고 심지어 영어를 공용화하겠다는 회사도 있다.

삼성전자는 2003년 말부터 신입사원 선발 때 영어면접을 하고 있다. 지난해 2월부터 사내방송에 영어자막을 넣어 방영에 나섰고 6월부터는 매주 수요일마다 영어로 사내방송을 한다. 2008년부터 사내 공식회의의 절반 정도를 영어로 진행할 계획이다.

LG전자는 2004년부터 신입생 선발 때 영어면접을 하고 있다. 최근에는 그 인터뷰가 더욱 까다로워졌다.

LG전자는 2008년부터 전사에 영어 공용화를 시행한다고 발표해 두고 있다. 그 후 임직원들은 영어 과외를 받는 등 영어 능력 향상에 골몰하고 있다. 연구개발.생산 등 전 세계적 공유가 필요한 분야를 중심으로 각종 공문이나 보고서, e메일 등을 영어로 작성하는 등 영어 공용화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다.

현대자동차와 KT&G도 공채 시 영어 면접을 실시하고 있다. 제일기획과 포스코, 로레알코리아 등은 프리젠테이션과 자유토론 방식으로 영어회화 능력을 평가해 채용에 반영한다.

잡코리아는 지난해 4월 매출액 상위 100대 기업을 대상으로 영어면접 실시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과반수인 63개사가 영어 면접을 하고 있다고 답했다.

잡코리아는 이어 엔파고다닷컴과 함께 지난해 10월 국내 거주 기업 인사담당자 501명을 대상으로 '영어 면접 시행 현황'에 대해 설문조사했다. 그 결과 62.9%인 315개 기업이 영어면접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실행하고 있지 않은 186개의 기업 중에서도 111개 기업은 향후 영어면접을 시행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거의 대부분의 기업이 입사전형 때 영어 면접을 하게 된다는 말이 된다.

공무원도 예외는 아니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 공채 면접시험에 영어면접을 도입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나 비즈니스맨들이 늘고 있는 만큼 공무원도 영어로 간단한 의사소통 정도는 할 수 있어야 한다고 보기 때문이다. 공무원 시험 경쟁률은 수백 대 일이 기본이다. 필기시험을 어렵게 통과했어도 영어면접 과정을 다시 거쳐야 하는 것이다.

잡코리아 정유민 상무이사는 "대부분 기업들은 영어면접을 통해 '영어로 의사소통이 가능한가'를 평가한다. 질문자의 핵심요지를 잘 파악해서 자신감 있게 답변하고 영어문화권의 사고방식, 습관, 에티켓 등을 익혀두어야 한다"고 말했다.

(조인스닷컴 Join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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