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리없이 잘 팔리는 '별난 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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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건강기능식품 가운데 일명 '노래를 잘 부르게 하는 약'이 있다. 대체의학 전문업체인 생기원이 일본에서 수입, '미스틱마그네슘비타민 B6'라는 이름으로 팔고 있다. 폐활량을 키워주고 성대 세포의 유연성을 높여주는 원리로, 성량을 풍부하고 부드럽게 하면서 숨을 오래 지속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것이 회사 측의 설명이다. 시중에는 이처럼 희한한 효능을 가진 약들이 제법 있다.

2001년 보령제약이 내놓은 전문의약품(구입할 때 의사의 처방전이 필요한 의약품)인 '메게이스'도 그런 부류다. 대부분의 암환자는 항암 치료 과정에서 식욕이 떨어져 음식을 먹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그런데 이 약은 암환자의 식욕 감퇴를 막아 이들에게 '먹는 즐거움'을 준다.

보령제약 관계자는 "전문의약품의 경우 일반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할 수 없어 잘 알려지지 않은 약들이 꽤 있다"고 말했다.

노바티스의 '클로자릴'은 스스로 목숨을 끊을 가능성이 큰 정신분열증 환자에게 처방된다. '자살예방약'인 셈이다. 중외제약의 '프로비질'은 낮 시간에 밀려오는 졸음을 쫓는 용도로 팔리고 있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의 '리큅'은 하지 불안장애를 해결해 준다. 밤에 괜스레 다리가 아프거나 다리를 가만히 두면 불안을 느끼는 환자들에게 유용하다.

심재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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