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른 나라에 안 팔던 미 주력 전투기 F22 일본에 수출 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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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공군이 주력 전투기인 F22랩터를 일본에 수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며, 성사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20일 보도했다.

신문은 미 군수산업 전문지인 '인사이드 에어포스' 등을 인용, "F22랩터는 군사기밀에 해당하는 첨단기술이 많이 내장돼 있는 최신예 전투기로서, 지금까지 미 공군은 이 기종을 다른 나라에 수출하는 문제에 대해 부정적이었으나 긴밀한 미.일 동맹관계를 중시해 입장을 바꾸기로 했다"고 전했다. F22랩터는 레이더에 포착되지 않는 기능과 초고속 비행능력을 갖췄으며 2004년 미 공군에 처음 배치됐다.

제조회사인 록히드 마틴의 고위 관계자는 "일본에 F22랩터를 수출하는 문제는 아직 최고위 간부의 검토를 마치지 않았지만 점점 그쪽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일 방위청 관계자도 항공자위대가 F4의 후속 기종으로 F22랩터에 관심을 갖고 있으며, 미 공군과 록히드 마틴사와도 협의한 사실을 시인했다.

도쿄=김현기 특파원

[뉴스 분석]미군, 일본 중시 전략 분명해져

미국이 일본에 군사기밀이 가득한 최첨단 전투기 F22랩터를 수출하기로 방침을 바꾼 것은 동북아 지역의 미군 재배치 전략과 맥을 같이한다.

미국은 한국 내 연합사령부 해체 등 주한미군의 재편이 앞으로 어떤 방향으로 결판나든 유사시 일본을 동북아의 안보 발판으로 삼겠다는 뜻이 분명하다. 양국은 이미 지난해 말 '주일 미군기지 재편안'에서 앞으로 자위대와 주일미군 간에 기지를 공동 사용하고 훈련도 같이하기로 했다. 사실상 연합군 비슷한 체제로 간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와 전투력을 제고하기 위해선 미 공군의 주력기와 일본 항공자위대의 주력기를 통일할 필요성이 제기된 것이다.

문제는 대당 1억3000만 달러(약 1300억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이다. 일 정부는 '2005~2009년 중기 방위력 정비계획'에서 F4의 후속 기종을 7대 도입하기로 방침을 정한 상태다.

하지만 방대한 규모의 재정적자가 걸림돌이다. 미.일 정부와 록히드 마틴사 간의 가격 협상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일본에서 반대 여론이 높아질 가능성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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