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네스코 탈퇴"발표한 이유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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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이 그동안 '반(反)이스라엘 성향'이라고 비판해온 유네스코(UNESCOㆍ유엔교육과학문화기구)에서 결국 탈퇴하기로 했다고 현지 언론들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12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유네스코 탈퇴 결정을 공식 발표했다. 성명에서 미 국무부는 “이번 결정은 가볍게 내려진 게 아니며, 근본적인 유네스코 개혁의 필요성과 유네스코의 계속되는 반 이스라엘 편견에 대한 미국의 커지는 우려를 반영한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유네스코에서 탈퇴하지만, 비회원 옵서버로서 미국의 시각과 식견을 계속 유네스코에 제공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미국의 유네스코 탈퇴의 효력은 공식적으로 2018년 말 시작된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AP=연합뉴스]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는 지난 2011년 유네스코가 팔레스타인을 정식 회원으로 받아들이자 유네스코 분담금 을 연 8천만 달러(약 900억 원) 축소했다. 하지만 이런 미국의 반발에도 지난해 유네스코는 동예루살렘에 있는 이슬람과 유대교 공동성지 관리 문제에서 팔레스타인의 손을 들어줬고, 지난 7월 요르단 강 서안 헤브론 구시가지를 이스라엘이 아닌 팔레스타인 유산으로 등록했다.
미국은 1980년대에도 이념적 편향성등을 문제삼아 유네스코에서 탈퇴했으며 2003년 재가입했다.
앞서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FP)는 11일 “미국이 유네스코에서 정식으로 탈퇴할 계획”이라며 “이는 예산을 절약하고, 유네스코의 반(反) 이스라엘 성향에 항의하려는 취지”라고 전했다. FP에 따르면 렉스 틸러슨 미국 국무장관이 몇 주 전에 탈퇴 결정을 내렸으며, 지난달 말 유엔총회에서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에게 미국이 유네스코 탈퇴를 검토하고 있음을 알렸다고 한다.
서승욱 기자 [연합뉴스]sswo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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