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0번 버스' 아이 엄마 "운전기사가 못 들었다는 건 말이 안 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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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YT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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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CTV를 공개하지 말아 달라고 한 건 저희 아이가 오픈되는 게 싫어서였는데…"

시내버스 기사가 어린아이만 내리고 미처 하차하지 못한 엄마를 태운 채 그대로 출발했다는 민원으로 확산된 '240번 버스 기사' 논란과 관련, 사건 당사자인 '아이 엄마' A씨가 "마치 제가 잘못했다는 식으로 나오는 데 정정할 필요가 있을 것 같다"며 반박에 나섰다.

A씨는 12일 JTBC와의 통화에서 "저는 기사님의 처벌을 바란 게 아니었다. 그저 사과를 받고 싶었던 것뿐"이라며 첫 심경을 밝혔다. 당시 현장에 있던 승객으로 추정되는 네티즌의 글로 시작된 이번 논란은 운전기사에 대한 비판이 다수였던 초기와 달리 원글에 대한 반박이 나오면서 진실 공방으로 번진 상태다. 또 인터넷상엔 애초 아이 엄마가 주의 의무를 등한시해 피해자가 양산됐다며 '맘충' 논란까지 불거졌다.

A씨는 "제가 손에 짐이 두 개나 있었기 때문에 제 딸한테 '내려' 하고 나서 버스가 바로 문이 닫혔다. 제가 아저씨(운전기사)한테 '버스 문 닫혔다. 아이가 먼저 내렸으니 문을 열어달라'고 (말했는데) 기사분이 아무 말씀 않고 다음 정류장까지 가셨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A씨는 사건 당시 운전기사가 아이 엄마의 사정을 뒤늦게 인지했다는 서울시와 버스회사 측의 주장을 반박했다. A씨는 "(운전기사가) 못 들었다는 건 말이 안 된다. 소리를 질렀는데 어떻게 못 듣느냐. 퇴근시간이라 저 말고도 승객이 그렇게 많았는데"라고 말했다. 앞서 서울시 관계자는 당시 폐쇄회로(CC)TV 영상을 분석한 결과 "운전기사가 인지한 시점은 차선을 변경한 시점이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버스회사 측은 운전기사가 아이만 내린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해명했다.

A씨는 버스 내부를 촬영한 CCTV 영상 공개를 거부하면서 불거진 여러 오해에 대해서도 "CCTV를 공개하지 말아달라고 한 건 저희 아이가 오픈되는 게 싫어서였다"고 억울함을 드러냈다. 그는 "제가 처벌을 바랐으면 글을 스스로 올렸지않겠나"라며 "오늘도 버스 회사랑도 통화했는데 오히려 역으로 '당신 애 엄마 맞느냐. 애를 그렇게 관리를 못해서 너 때문에 우리가 피해를 받았다'고 화를 냈다"고 호소했다.

김은빈 기자 kim.eunb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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