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겨울 에너지 사용량 감소 내복 입기 캠페인이 큰 몫"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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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 포럼’에서 김균섭(右) 에너지관리공단 이사장이 주제발표를 하고 있다. 그로부터 왼쪽으로 김수삼 한양대 부총장, 추지석 전 효성 부회장, 심옥진 수성엔지니어링 부회장.
[김성룡 기자]

경기도 용인에 있는 에너지관리공단 김균섭(56) 이사장의 집무실은 썰렁하기 그지없다. 실내 온도가 섭씨 18도를 넘지 않기 때문이다. 공단이 요즘 벌이는'난 2018'캠페인을 몸소 실천하는 중이다.겨울철 실내온도는 섭씨 18~20도가 적당하다는 뜻.

가을 날씨 정도의 서늘함을 사무실에서 견딜 수 있는 것은 내복 덕분이다.

김 이사장은 오래 전부터 '내복 매니아'였다. "내복을 입으면 체감온도가 3도 정도 올라간다"고 내복 예찬론을 펼쳤다.

실내 온도를 1도 높이려면 에너지 사용량이 7% 정도 늘어난다. 체감온도를 3도 올렸으니 20% 정도 에너지를 절감할 수 있다는 논리다. 지난 겨울 전국 에너지 사용량이 전년 동기 대비 3.3% 줄어든 것도 내복입기 캠페인이 한몫했다는 게 그의 주장이다.

난방 기기 대부분이 전기를 쓰는 게 에너지 낭비를 부채질한다고 그는 지적했다. 석유.석탄 등 에너지원에서 전기를 얻는 발전효율은 평균 37% 밖에 안돼 전기를 난방용으로 쓰면 나머지 63%는 허공에 날려보내는 꼴이라는 것이다. 난방용 에너지는 전기가 아닌 기름.가스 같은 걸로 바꿔야 한다는게 그의 지론이다.

김 이사장은 "기름 한방울 나지 않는 나라에서 실내 온도를 섭씨 27도까지 올려놓고 더워서 런닝 입고 다니는 게 말이 되느냐"고 반문했다. 실내에서 스웨터를 끼워입고 겨울을 나는 스웨덴과 독일 같은 유럽 선진국을 본받아야 한다고 했다.

그는 16일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코리아리더스 포럼'(공학한림원 주최,중앙일보 후원)에서 '고유가 시대,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통한 국가경쟁력 제고'를 주제로 강연했다. 지난해 12월 갑작스런 한파가 몰아닥치면서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가 바닥을 드러내 긴급히 수입했던 속사정을 털어놓기도 했다.

김 이사장은 강연에서 "당분간 유가 상승 기조가 불가피하다 본다"며"정부는 해외자원을 확보하고 에너지 저소비형 구조로 전환하는데 힘쓰고 기업은 에너지경영 선진 시스템을 도입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글=심재우 기자 <jwshim@joongang.co.kr>
사진=김성룡 기자 <xdrag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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