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언론, 文 대통령 취임에 "사드 방침 바뀔 수도" 기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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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언론들은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ㆍ사드)배치 문제로 경색 상태인 한ㆍ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문재인 대통령이 취임연설에서 “사드 문제 해결을 위해 미국 및 중국과 진지하게 협상하겠다”고 밝힌 사실을 신속하게 보도하는 등 한국의 정권 교체에 따른 정책 변화 가능성에 높은 관심을 보였다. 일부 매체는 “사드 배치 철회도 불가능하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시진핑 중국 주석

시진핑중국 주석

신화통신 등 관영 매체들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이며 한ㆍ중 관계를 고도로 중시한다”는 내용의 축전을 보냈다는 소식을 머릿기사로 보도했다. 한ㆍ중 관계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담긴 보도였다. 관영 CCTV는 매 시간 톱뉴스로 문 대통령의 취임 소식과 국무총리 인선 등의 소식을 현지 리포트 및 전문가 해설 등과 함께 내보냈다.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가 운영하는 인터넷 사이트 해외망(海外網)은 문 대통령이 취임사에서 사드 문제를 놓고 미ㆍ중과 협상하겠다는 발언을 하자 관련 내용을 속보로 내보냈다. 신화통신 해외판도 이 소식을 신속하게 전했다.

시진핑, 文 대통령에게 축전 #“한국은 중요한 이웃나라 # 한ㆍ중 관계 고도로 중시" # 인민일보 "사드 배치 재결정도 가능"

인민일보는 SNS 매체를 통해 사드 배치 철회 가능성에 대한 기대감도 숨기지 않았다. 10일 오전 위챗 등 SNS 계정을 통해 내보낸 인민일보의 무기명 칼럼은  후보 시절 문 대통령의 사드 관련 발언이 바뀌는 과정을 세세히 인용하며 “사드 배치 계획이 어떻게 될지를 현 단계에서 얘기하긴 매우 어렵지만 잠정적으로 사드 배치 속도를 늦출 것이고, 다시 토론하여 재결정하는 것도 불가능하지 않다“고 분석했다. 또 문 대통령의 대북 정책에 대해서는 ”문 대통령은 온화(溫和)적 정책에 무게를 두며 남북 관계를 개선하겠다는 입장이어서 한반도 정세 완화와 대화 분위기 형성에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의심의 여지 없이 기쁜 신호"라고 환영했다. 이 칼럼은 SNS에만 전송된 것으로 중국 당ㆍ정의 공식 입장을 담는 인민일보 지면에는 게재되지 않았다.

환구시보는 사설을 통해 ”문 대통령은 한ㆍ미 동맹을 수호하는 동시에 중국과의 관계도 발전시키겠다고 주장해 왔고 보수 정권의 가장 큰 실책이라고 볼 수 있는 사드 배치에 지속적으로 소극적 태도를 취해왔음에 주목하고 있다“며 ”동북아 정세 안정 및 한국 자국의 이익을 위해 지혜롭게 사드 문제를 처리해나가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환구시보는 이어 ”한ㆍ중 양국은 몇몇 핵심적 장애를 제외한다면 근본적인 이해 충돌이 없으며 앞으로 모든 것은 문 대통령의 손에 달려 있다“고 강조했다.    베이징=예영준 특파원 yyjun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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