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공산반군에 피납된 한국근로자 2명|조기구출 협상추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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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현지신문 보도 .몸값 요구 아닌 신인민군공세>
필리핀 루손섬 북구 라오악도로 공사장에서 피랍된 한일개발소속 근로자 최성권씨 (30)와 한배수씨(50)의 구출협상에 나선 필리핀주재 한국대사관 (대사 안재석)은 10일하오 필리핀외무성·국방성·건설성 등에 두사람의 안전을 위해 사건 해결때까지 이 지역에서의 군사작전을 유보해주도록 요청, 동의를 받은데 이어 11일 하오부터 납치범들과의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
납치범들은 두사람을 납치 후 현지주민을 통해 『우리는 안전하게 잘 있다』는 내용의 두사람 친필편지를 보낸 데 이어『앞으로 2∼3일 안에 사람을 보내 시간과 약속장소를 통보 할테니 두 사람이 먹을 음식을 준비하라』고 연락, 회사측은 음식과 생필품을 보냈다.
한편 정부는 두사람의 조기구출을 위해 필리핀 외무성과 긴밀히 협의하고 있으며 한일개발은 마닐라지사와 본사에 대책본부를 설치했다.
◇협상=한일개발 측은 이들의 메모를 받은 후 조기석방을 요청하는 서신과 함께 고추장·통조림 등 음식물과 치약·수건·휴지 등 생필품을 현지인을 통해 보냈으나 12일 상오현재 회신을 받지 못했다.
한일개발측은 마닐라지사(지점장 박의훈·50)에 대책본부를 설치, 조중식 사장과 지난해 납치됐던 박종수씨 등이 도착해 협상에 대비하고 있다.
◇납치동기=한일개발 측은 납치동기를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몸값을 노린 범행으로 보고있다.
그러나 현지신문들은 이번 범행은 몸값요구가 아닌 신인민군의 대정부공세가 목적이라고 보도했다.
「마닐라 블레틴」「이브님스타」지 등은 최근 신인민군들의 대공세로 루손섬 일대에서 민간인 1명이 피살되고 정부군 2명과 수명의 민간인이 납치됐으며 이 같은 대공세는 다음달14일부터 마닐라에서 열리는 아세안정상회담을 앞두고「아키노」 정부의 치안능력 부재를 폭로하고 신인민군들의 세력과시를 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납치사건이 정치적이고 계획적인 범행일 경우 이들의 석방에는 다소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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