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자 폭탄' 지시한 문재인 지지자, 알고 보니 60대 여성

중앙일보

입력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사진 온라인 커뮤니티]

비문(非文)성향 의원들에게 '문자 폭탄'을 독려한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문재인 전 대표 지지자 중 한 명이 60대 여성 A씨로 밝혀졌다.  

문 후보 측은 열성 지지자들의 무차별 공격이 선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보고 내부적으로 자체 조사에 나섰다가 이 같은 사실을 알게 됐다고 2일 밝혔다.

A씨는 문 후보 지지자들이 모인 소셜미디어 채팅방에서 "박영선 의원 당에서 기어나가라고 문자 좀 해라" "이종걸은 이재명 지지한다고 했다. 문자로 쓴소리 좀 하라"며 해당 정치인의 휴대전화 번호를 첨부했다.

문재인 캠프는 A씨 신상을 파악한 후 "문자 폭탄은 20~30대 열성 지지자들의 문제라고 생각했는데 60대 여성이라니 다들 깜짝 놀랐다"면서도 "분명한 것은 문자 폭탄과 문 후보와는 아무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문 후보 캠프의 윤영찬 SNS본부장은 "후보 측에서 이들을 직접 접촉하면 무슨 관계가 있는 것처럼 오해를 살까 봐 간접적인 경로로 자제를 당부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러나 문 후보 측 관계자는 "이들은 '왜 이래라저래라 하느냐'며 우리 말도 듣지 않는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대해 비문 진영은 "문 후보 측이 지시를 내린 건 아니더라도 문자 폭탄 선동을 적극적으로 막지 않아 사태를 키웠다"며 비판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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