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대표작 한자리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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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한국영화감독들의 대표작을 한자리에 모아 상영하는「한국영화의 어제와 오늘」이 29일부터 시네하우스에서 열린다.
이 영화제는 8.15해방 후 활약해 온 정상급 감독들의 대표작 3편을 매일 상영하고 감독들과의대화를 통해 그의 작품 세계를 조명해보는 것이다.
이 같은 영화상영방식은 소위 「작가주간」이라고 해서 영화선진외국에서 자주 실시해 오고 있는 것이다.
시네하우스가 마련한 이 영화제의 첫번째는 정진자 감독편. 60년대 이후 그의 대표작인『초우』(66년)『뻐꾸기도 밤에 우는가』(80년 )『자녀목』(84년) 등을 상영한다.
상영시간은 매일 하오2시·4시·7시30분. 입장료 1천원만 내면 3편을 모두 감상할 수 있다.
시네하우스는 정감독편에 이어 유현목·김기영감독들의 대표작을 모아 상영할 예정이다. 또 이렇게 상영된 작품들을 모아 필름 라이브러리로 갖춰나갈 계획이다.
이 같은 영화제는 70년대 이전의 우수작을 감상할 기회가 적은 젊은 영화팬들에게 우리 영화의변천사를 알리고 올드팬들에게는 당시의 추억과 감동을 안겨줄 수 있는 뜻깊은 행사다.
정진우감독은 지난 63년『외아들』로 데뷔, 그동안 『별아 내 가슴에』(69년) 『석화촌』(71년) 『심봤다』(80년) 『백구야 훨훨 날지 마라』(82년) 등 주로 향토색 짙은 토속물과 멜러물을 만들어 왔다.
『초우』는 부자집딸·명문대학생으로 위장한 두 가난한 젊은 남녀의 애절한 사람을 통해 당시팽배했던 황금 만능주의·출세주의의 세태를 조명한 작품. 신성일·문희 주연.
『뻐꾸기도 밤에 우는가』는 정비석의 원작소설『성황당』을 각색한 것. 일제하를 배경으로 깊은 산 속에서 숯을 구워 파는 순수한 남녀의 사랑이 「문명」에 파괴되는 비극을 그렸다. 80년 대종상 작품상 남녀주연상 등 9개 부문을 휩쓴 화제작. 이대근·정윤희 주연.
『자녀목』은 아이를 못 낳는 양반 집 규수와 씨받이 여인의 비극을 그린 토속문예물. 베니스 영화제에서 처음 주목받았던 한국영화다. 원미경·박정자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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