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왕의 남자' 1000만 돌파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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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영화 '왕의 남자'가 충무로에서 '꿈의 숫자'로 통하는 관객 1000만 명 돌파 가시권에 들어섰다. 이 영화의 배급사 시네마서비스 관계자는 2일 "이번 주말을 넘기면 전체 관객수가 950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1000만 돌파는 시간 문제"라고 밝혔다. 1일까지 관객이 880만 명에 달하고, 이번 주말 예매율도 각종 사이트에서 고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데 따른 추정이다.

지금까지 국내에서 1000만 관객을 넘어선 영화는 '태극기 휘날리며'(1175만 명)와 '실미도'(1108만 명) 두 편뿐이다. 각각 개봉 이후 38일과 59일 만에 1000만 관객을 넘어섰다. '왕의 남자'가 개봉되던 지난 연말 상영관수는 256개로, '태극기…(452개)'나 '실미도'(325개)보다 적었다. 하지만 이후 흥행에 가속도가 붙으면서 390개 스크린으로 늘어났다. 흥행 속도 면에서 '왕의 남자'는 700만 관객 동원 시점부터 '실미도'를 앞서고 있다. 2일 현재 스크린 수가 362개로 줄었지만 1000만 관객 돌파 당시 '태극기…'(305개)와 '실미도'(198개)보다 많다.

영화계에서는 이 같은 흥행성공을 '왕남폐인(王男廢人.왕의 남자에 빠진 사람)'을 자처하는 젊은 매니어 그룹이 최대 수십 회씩 반복관람을 하면서 입소문을 퍼뜨린 데다, 권력풍자적인 내용에 중.장년층 관객까지 가세한 결과로 보고 있다. 영화예매 사이트 맥스무비의 분석에 따르면 40대 이상 관객이 두 배로 늘었다. 주말의 예매 관객 중 40대 이상의 비율은 첫 주말 12.36%에서 최근 20%대로 뛰었다. 지난달 21일 노무현 대통령 부부가 관람한 직후부터 정치권의 패러디 공방이 벌어진 것도 돈 들이지 않은 홍보효과를 낳았다. '왕의 남자'에 이어 설 대목을 노려 개봉한 '투사부일체'도 1일까지 460만 관객을 넘어섰다. 이 두 편에 힘입어 1월 한국 영화의 관객점유율은 78.2%(아이엠픽쳐스 집계, 서울 관객 기준)로 기록됐다. '실미도'와 '태극기…'가 나란히 개봉 중이던 2004년 2월(82.5%) 이후 역대 최고치다.

이후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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