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영태 "최순실이 K스포츠재단 기금 1천억으로 늘리라 지시"

중앙일보

입력

6일 법정에 나와 최순실씨와 마주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가 "최씨가 K스포츠재단의 기금 규모를 1000억원대로 늘리라고 지시했다"고 증언했다.

고 전 이사는 이날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 22부(부장판사 김세윤) 심리로 열린 최씨와 안종범 전 청와대 정책조정수석의 공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말했다.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중앙포토]

고영태 전 더블루K 이사. [중앙포토]

고씨는 검찰이 'K스포츠재단 규모를 1000억원이 될 수 있도록 한다'고 써있는 지난해 12월 18일자 회의록을 내밀며 최씨의 지시인지를 묻자 "저 문건은 최씨의 지시에 따라 만들고 회의를 진행하기 때문에 그렇다"고 말했다.

'기업으로부터 1000억원을 받아내는 사업계획안을 만들라고 최씨가 지시했느냐'는 검찰 질문에도 "기업을 만나서 재단을 운영할 자금을 받는 데 1000억원까지 늘려보라는 취지로 지시했다"고 답했다.

앞서 지난 달 24일 노승일 K스포츠재단 부장도 고씨와 같은 내용의 진술을 법정에서 한 적이 있다.

최씨는 지난달 31일 공판에서 "기업에 내가 1000억원을 얘기했다는 건 너무 황당무계한 얘기"라고 부인했다.

한편 고씨는 5대 거점 체육인재 육성사업, 그랜드코리아레저(GKL)의 장애인 펜싱팀, 포스코 통합스포츠단 창단 등도 최씨가 지시한 게 맞느냐는 검찰의 질문에 "취씨의 지시가 없으면 제안서 자체도 만들어지지도 않고, 제안서대로 이행도 할 수 없다"고 말했다.

유길용 기자 yu.gilyo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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