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티스 방한…가장 친동맹적이자 반트럼프적인 '워리어 몽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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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장장관. [로이터]

제임스 매티스 미국 국장장관. [로이터]

“어떤 나라도 친구들 없인 안전할 수 없다는 점을 명심하라.” 2일 방한한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이 지난달 취임 뒤 처음으로 국방부 직원들에게 내린 메시지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외교안보팀 중 가장 ‘친동맹적’으로 꼽히는 인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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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상원 인준 청문회에서 “강한 동맹과 함께 하는 국가들은 번영하고, 동맹이 없는 국가들은 약해진다”고 말했다. “자국 이익이 최우선”이라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 비해 동맹에 더 큰 중요성을 부여했다.

아산정책연구원 고명현 연구위원은 매티스 장관의 방한을 분석한 글에서 “그를 제외한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안보 인사들은 미국우선주의를 지지하며, 거의 모두 논란의 대상이다. 매티스 장관은 트럼프 외교·안보팀에서 예외적 인물”이라며 “그가 주창하는 동맹 중심 안보관은 가장 반트럼프적”이라고 지적했다.

의회가 트럼프 행정부 각료 내정자 중 매티스 장관을 가장 먼저 인준한 것도 이처럼 미국이 전통적으로 표방하는 가치에 가장 부합하는 인물이기 때문이라고 한다. 미군은 전역 뒤 7년이 지나야 국방장관을 맡을 수 있는데, 미 의회는 전역한 지 채 4년이 안 된 그에게 별 논란도 없이 예외를 인정했다.

매티스 장관 측은 한국 정부에 이번 순방의 목적을 “동맹국의 이야기를 듣는 것(listening)”이라고 설명했다고 한다. 자신의 메시지가 부각되는 것보다 한국의 입장을 듣는 데 중점을 두겠다는 취지였다.

매티스 장관은 거침없는 직설적 발언으로 ‘미친 개’라는 별명을 얻었지만, 미 언론들은 그를 차분한 전략가로 묘사한다. 부하들에게도 좀처럼 언성을 높이지 않고, 겸손한 성격이란 평가다. 전쟁사에도 일가견이 있으며, 한때 개인 서고에 6000~7000권의 책을 소장하기도 했다. 지금은 대부분 도서관이나 군에 기증했다고 한다.

그는 미친 개 외에 ‘전사 수도승(Warrior Monk)’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다. 올해 67세인 그는 한 번도 결혼한 적이 없으며, 자녀도 없다. 주변에 “난 해병대와 결혼했다”고 이야기도 했다고 한다. 정부 소식통은 “십자군 원정 때 수도승이 되기로 독신 서약을 하고 전투에 임했던 기사단을 연상케 한다고 해서 붙은 별명으로 안다”고 전했다.

국방부는 매티스 장관의 방한을 앞두고 출입기자단에 “예우 차원에서 미친 개라는 별칭을 사용하는 것은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국방부 당국자는 “매티스 장관 본인도 트럼프 대통령에게 같은 요청을 정중히 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유지혜 기자 wisepe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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