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디오 출신'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취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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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당선자가 수도 라파스 외곽 타와나쿠에서 21일 열린 인디오식 취임 축하 의식에서 전통의상을 입고 연설하고 있다. [타와나쿠 로이터=연합뉴스]

지난해 말 대선에서 승리한 에보 모랄레스(46)가 22일 볼리비아 대통령으로 취임했다. 그는 첫 인디오(남미 원주민) 출신 대통령이다.

AP통신에 따르면 그는 공식 취임에 앞서 21일 수도 라파스 외곽의 티티카카 호숫가 근처 티와나쿠에서 전통 인디오식으로 취임식을 했다. 모랄레스는 "우리는 한마음으로 굳게 뭉쳐 식민지적 국가체제와 신자유주의 모델을 종식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제국의 손을 꺾기 위해 국민의 힘을 필요로 한다"며 반미 노선을 시사했다.

이날 새벽부터 식장에 몰려든 1만여 명의 인디오는 화려한 무지개 색의 인디오 깃발을 손에 들고 목에 모랄레스의 사회주의운동당(MAS)을 상징하는 푸른색 스카프를 두른 채 "에보 만세"를 외쳤다. 인디오 지도자들은 모랄레스에게 1000여 년 전 티와나쿠 성직자들이 입었던 것과 같은 선명한 붉은색 가운과 네모꼴 모자를 씌워주었으며, 볼리비아의 36개 인디오 종족을 대표하는 금.은색 지휘봉을 전달했다. 의식을 마친 뒤 모랄레스는 자신의 아파트에서 미국의 축하 사절로 온 토머스 샤논 국무부 중남미 담당 차관보를 만나 2시간 동안 대화했다. 뉴욕 타임스는 "모랄레스 주변에 국정 경험이 없는 참모들이 여럿 포진해 있으며, 모랄레스 정부가 실용주의로 갈지, 이념 위주로 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보도했다.

최원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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