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핑가의 봄? 백화점 3년 만에 매출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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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매출이 3년 만에 늘었고, 올해는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A백화점 직원)

"나아진 거 하나도 없어요. 올해도 걱정이 앞섭니다."(남대문시장 S상회 관계자)

올해 경기를 바라보는 유통업체의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백화점.TV홈쇼핑 등은 지난해 매출이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서자 올해도 그 흐름이 계속될 것이란 기대에 들떠 있다. 그러나 재래시장 상인들은 갈수록 더 어렵다고 하소연하고 있다. 유통업계의 양극화가 심해지는 것이다.

◆웃는 백화점.할인점=산업자원부는 백화점.할인점 각 3개사, TV 홈쇼핑 5개사, 인터넷 쇼핑몰 21개사 등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올해 경기회복세와 월드컵 특수 등으로 주요 유통업체의 매출이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22일 밝혔다. 백화점 매출은 지난해보다 4% 증가한 18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됐다. 할인점 매출도 지난해보다 8.6% 증가한 26조6000억원에 이르고, 인터넷 쇼핑몰의 매출은 26% 늘어난 13조2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됐다.

백화점의 지난해 매출은 17조3000억원으로 전년보다 4.8% 늘어나 3년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백화점 매출 증가율은 2003년 -2.8%(전년 대비), 2004년 -4.6% 등 2년 연속 마이너스였다. TV홈쇼핑 매출도 2년간의 감소세에서 벗어나 지난해엔 전년보다 12% 증가한 3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재래시장 여전히 침체=남대문시장 등 재래시장 상인들은 지난해나 올해나 나아진 것이 거의 없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남대문시장을 관리하는 남대문시장㈜의 백승학 부장은 "백화점이나 할인점은 좋아졌다지만 재래시장은 설 경기도 없을 정도로 침체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유통시장의 구조 변동에 따라 어려움을 겪고 있는 재래시장의 경기는 올해도 나아질 것 같지 않다"고 덧붙였다.

남대문시장 초입에서 한과.곶감.버섯 등을 파는 대형업체 S상회의 관계자는 "지난해 매출이 2004년에 비해 절반 정도에 그쳤다"며 "올해도 설 연휴가 눈앞에 다가왔는데도 경기가 살아나지 않아 걱정"이라고 말했다.

중소기업청이 지난해 시범적으로 만든 재래시장 경기동향지수(가칭)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의 지수는 68이었고, 4분기는 85로 나타났다. 이 지수가 100보다 낮으면 현재의 경기가 나쁘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것이고, 100보다 높으면 그 반대다.

중기청의 재래시장 소기업과 관계자는 "재래시장의 특성상 매출 변화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어렵지만 전체적으로 재래시장 경기가 좋지 않은 것은 분명하다"며 "주차장 확대 등 재래시장 개편 노력이 효과를 발휘하면 올해 매출은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김종윤.염태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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