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코틀랜드 “내년 분리독립 주민투표 다시 할 수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10면

기사 이미지

15일 에든버러에서 만난 메이 영국 총리(왼쪽)와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 [AP=뉴시스]

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협상을 담당하는 데이비드 데이비스 브렉시트 장관이 2019년까지 브렉시트를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을 내놓자마자 스코틀랜드가 독립 카드를 재차 들고 나왔다. 영국 BBC방송은 니콜라 스터전 스코틀랜드 자치정부 수반이 내년 상반기 중 영국으로부터 스코틀랜드 독립을 묻는 주민투표를 재실시할 수 있다고 말했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스터전 수반, 브렉시트 강행에 맞불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 통합 노려

스터전 수반은 BBC와의 인터뷰에서 “영국이 스코틀랜드의 입장을 보장하지 않은 채 EU 탈퇴 절차를 시작할 경우 스코틀랜드의 이익을 위해 주민투표를 또 실시할 수 있다”며 “독립 주민투표를 해야 한다면 영국이 EU를 떠나기 이전에 하는 게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다만 스터전은 “(주민투표는) 필요한 경우 검토할 수 있는 선택지”라고 말해 영국 잔류 여지도 남겼다. 스코틀랜드는 2014년 첫 분리독립 주민투표를 실시했으나 영국 잔류 의견이 높았다.

테레사 메이 신임 영국 총리는 브렉시트 이후 나라가 쪼개지지 않기 위해 안간힘이다. 취임 후 첫 행보도 스코틀랜드 방문이었다. 메이 총리는 “잉글랜드와 스코틀랜드, 웨일스, 북아일랜드 간의 특별한 유대를 가슴 깊이 믿는다”고 강조했다.

하지만 상황은 녹록하지 않다. 아일랜드는 북아일랜드와의 통합을 노리고 있다. 아일랜드 야당인 공화당의 마이클 마틴 대표는 이날 “과반이 원하면 아일랜드·북아일랜드의 통일 여부를 묻는 투표가 열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아일랜드 주민들이 영국의 EU 탈퇴시 아일랜드를 비롯해 유럽 단일시장 접근 차단을 우려하는 걸 파고든 것이다. 지난달 브렉시트 국민투표에서 스코틀랜드와 북아일랜드 지역에서는 EU 잔류 의견이 탈퇴보다 많았다.

백민정 기자 baek.minje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