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학자녀들에 독서습관 길러주자|"독려"보다 부모들이 모범 보여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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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송재찬<35·서울화랑국교 교사>
어린이들이 기다리던 방학이 됐다. 방학중에 뜻깊은 일을 한가지라도 해 보도록 지도하는 것이 좋을 것이다.
방학기간은 부모와 자녀가 함께 있는 시간이 많아 책 읽는 습관을 길러주기를 권하고 싶다.
책을 싫어하는 아이들도 엄마가 같이 책을 읽어주고 독후감을 얘기하는 사이에 조금씩 독서습관이 정착되게 된다.
이런 독서지도방법을 모르는 이는 없을 테지만 정작 실천하는 부모는 많지 않다.
말로만 책을 읽으라고 독려하는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 그러고는 『우리애는 책을 안 읽어서 걱정이에요. 무슨 좋은 방법이 없을까요』하고 물어온다.
그때마다 나는 초롱이와 아람이네 얘기를 해준다.
초롱이와 아람이는 책을 무척 싫어하는 아이들로 이웃에 살고 있었다.
작년 여름방학 때 두 아이의 엄마는 『이번 방학에는 아이들에게 책 읽는 습관을 붙여보자』고 단단히 결심을 했다.
두 아이의 엄마는 매일 책 읽는 시간을 갖고 조금씩 실천해 나갔다.
처음에는 시큰둥하던 아이들이 함께 책을 읽고 대화를 나누는 동안 금세 그림책 한 권을 읽게 됐다고 기뻐했다.
『봐, 초롱이도 하려고만 하면 금세 책을 다 읽었지? 개미는 어떻게 해서 사냥꾼의 은혜를 갚았지?』
적당한 칭찬에 아이는 충족감을 얻고 책 읽는 것을 재미있게 여기게 됐다.
중요한 것은 부모들이 얼마나 끈기있게 아이옆에 있어줄 수 있는가 하는 문제다. 그리고 칭찬해주며 용기를 심어주는 일이 필요하다.
지금은 이들 두 가정이 모여 「손고리 독서모임」이라는 모임을 운영하면서 1주일에 한번씩 모여 읽은 책에 대해 얘기를 나누고 있다.
이렇듯 어린이지도에는 애정과 끈기가 필요하다.
그러나 유의해야할 점은 부모의 애정이 지나치면 부모에게만 의지하려드는 나약한 어린이가 될 수도 있다.
어린이들이 스스로 씩씩하게 뛰어 놀고 책도 열심히 읽을 수 있도록 부담없는 여름방학을 갖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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