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창명 음주운전 추정"…식사 자리 술 반입하고 대리기사 불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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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그맨 이창명 [중앙포토]

경찰이 지난 20일 교통사고를 내고 잠적했던 개그맨 이창명(46)씨에 대해 음주운전 혐의를 적용해 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서울 영등포경찰서 관계자는 “이씨의 통화기록과 사고 전후 행적 등을 봤을 때 음주운전을 한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보강 수사를 할 계획”이라고 28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사고 당일 서울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 다른 일행 5명과 함께 오후 6시 30분부터 4시간 동안 식사를 했다. 이 자리엔 술이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경찰조사에서 “먼저 도착한 일행 4명과 따로 떨어져 식사를 했다”고 진술했지만, 경찰은 이씨가 술이 반입된 방에서 다른 일행과 있었다는 종업원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식사를 마친 이씨는 오후 10시 57분쯤 자신의 휴대전화로 대리운전 업체에 전화를 걸었다. 이씨는 대리기사가 없다는 업체 측 연락을 받고 대리 요청을 취소했다. 경찰 관계자는 “술을 마시지 않았다면 대리기사를 부를 필요가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 직접 운전대를 잡은 이씨는 오후 11시 18분쯤 여의도동의 한 교차로에서 신호등을 들이받았다. 이씨가 운전한 차량은 본인이 사내 이사로 있는 ‘한국문화공사’ 명의의 포르셰 차량이었다. 이씨는 사고 직후 자리를 떠났고, 전 매니저가 현장을 수습해 음주운전을 한 것이 아니냔 논란이 일었다.

경찰에 따르면 이씨는 이외에도 사고 직후 출동한 경찰관으로부터 2차례 연락을 받았지만 “모르는 차량이다” “후배가 운전을 한 것 같다”고 부인한 뒤 전화를 끊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씨는 사고 다음날인 21일 새벽 2시 휴대폰 전원을 꺼놨다.

경찰 관계자는 “이씨가 경찰에 뒤늦게 출두해 음주 측정기 및 채혈 결과로는 음주 여부를 확인할 수 없었다”며 “통화 내역과 사고 전후 보였던 석연치 않은 행적으로 볼 때 음주운전을 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은 이씨에게 음주운전, 사고 후 미조치 등 혐의를 적용해 수사를 진행할 예정이다.

손국희 기자 9ke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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