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자식을 대하듯 끈기있게 돌봐야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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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사회가 너무 쉽게 청소년선도를 포기하는 것 같아요. 처벌만이 능사가 아니지요. 한번 잘못했다고 잡아다 징역살이시키면 선도 못합니다. 그저 내 자식 대하듯 끈기있게 돌봐줘야돼요.』 청소년선도에 앞장선 공로로 법의 날 대통령표창을 받은 이호수씨(53·식당경영·서울시흥본동889) .
14년동안 직업청소년학교를 운영, 7백여명의 불우청소년을 뒷바라지해 시흥동의 「페스탈로치」로 불린다.
『6·25피난때였어요. 부산에서 고학하면서 일자리 하나 얻으려고 부산역근처를 서성거리다 도둑으로 몰려 파출소에 끌려갔읍니다. 죄도 없이 되게 혼났지요. 그때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배고픈 사람 도와야겠다구요.』
이씨가 근로청소년들과 첫 인연을 맺은 것은 이때로부터 20년후인 72년. 시흥동으로 이사와서 차린 꽃집에 도둑이 들어 잡고보니 놀랍게도 11살짜리 철부지였다는 것. 이씨는 소년을 경찰에 넘기지않고 식구로 삼았다.
이 사건을 계기로 직업학교를 세우게 됐으며 지금까지 이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2백여명이나 된다.
낙오자 없이 모두 진학·취업해 훌륭한 사회인이 됐다. 이씨는 이와함께 인근 구로공단근로자들을 대상으로 상담소를 설치, 매년 5백여쌍씩 「의부모 결연」사업을 펴고 있다.
『어려운 일도 많았고 때로는 집어치울까하는 생각이 든적도 있었읍니다만 직업청소년들이 훌륭한 사회인으로 입신할때 고생한 보람을 느끼지요.』
명절때 직업학교를 거친 많은 아들·딸들이 잊지않고 찾아주는 것이 더할 수 없는 보람이라는 이씨는 인내와 설득만이 청소년선도의 지름길임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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