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공 「빠른타결」인상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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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워싱턴=장두성 특파원】미국의 주요 신문들은 중공어뢰정 사건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지않고 있으며 짤막한 사실만 보도하고 있다.
워싱턴 포스트지는 26일「서울측, 선상반란은 비정치적」이라는 제목의 기사에서3척의 중공함정이 어뢰정을추격, 한국해역에 들어왔을 때 한국은 해·공군을 동원,힘을 과시함으로써 두나라는 군사대결을 했지만 근년에 조심스럽게 비공식 접촉을 벌여온 양국은 이사건을 충돌없이 해결하려 행동해 왔다고 보도했다.
크리스천 사이언스모니터지는 북경의 서방외교관들의 말읕 인용, 중공이 이 사건때문에 늘어나고 있는 대한관계가 손상되는것을 원치않는다고 전했다.
【런던=이제훈 특파원】동서관계및 국제정세분석에 권위가 있는 영국의 국제전략 문제연구소 (IISS) 의「로버트·오닐」소장은 한국정부가 중공으로부터 사과를 받고 어뢰정과 승무원을 석방함으로써 중공어뢰정사건을 해결한것은 현명한처사라고 평가했다.
「오닐」 소장은 본기자가 어뢰정사건에대한 논평을 요구하자 그의 공보관을 통해 이같이 밝히고 중공의 해군함정이 한국영해를 침범한것은고의성이 없었다고 판단되며따라서 영해침범사실에 대한중공측의 사과를 받아내고 대신 표류중 예인된 어뢰정과 승무원을 되돌려주기로 한것은 잘한일이라고 말했다. 「오닐」소장은 이번 사건을수습하는 과정에서 한· 중공두나라 정부가 조용하게, 그리고 신속하게 외교경로를 통해 해결한것은 인상적이라고지적한다음 이 사건수습으로서로 관계를 개선하려는 두나라정부의 의도가 다시 한번 확인된 셈이라고 논평했다.
【파리=주원상 특파원】중공어뢰정사건과 관련, 중공당국이 한국정부의 요구에따라 사과와 해명을 한것은 중공의「사실상」 의 한국정부승인을의미하는 새로운 움직임이라고 할수있다고 파리의 리베라시옹지가 26일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정부가 지난 2년동안 북한의 도발위협을 억지하기위해 북한의 주요 동맹국인 중공과의 관계개선에 노력해왔다고 밝히고이같이 논평했다.
이 신문은 홍콩을 통한 한·중공간 교역이 괄목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고 전하고 한국의 대중공관계계선노력은86년과 88년 각각 서울에서 열릴 아시안게임과 올림픽에의 중공참가를 겨냥하고 있다고 말했다.
르 코티디엥지는 한국정부가 중공측으로부터 각서를 통한 사과와 해명을 받고 중공어뢰정과 승무원전원을 중공당국에 인도키로 결정함으로써 외교관계가 없는 한-중공간의 미묘한 사건이 원만히 해결됐다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한국과 중공을동시에 어렵게 만든 이번사건의 성질을 감안할때 양측의 해결방법은 극히 합리적인것이었다고 전하고 최근개선조짐을 보여온 두나라관계가 이번 사건으로 타격을받지는 않을것이라고 전망했다. 르 코티디앵지는 이번 사건을 통해 한국정부는 중공으로부터 승인을 받는 계기를, 또 중공측은 아시안 게임참가를 확정하는 계기를각각 마련할수 있을지도 모른다고 진단했다.
【동경=신성순 특파원】중공어뢰정사건 타결에 대한 일본언론의 반응은 일부 승무원들의 귀국의사여부에 대한의문을 표시하면서도 전체적으로 한국외교가 거둔 큰 성과로 평가하고있다.
특히 국교가 없는 한-중공사이에 발생한 사건을 불과 4일만에 신속히 처리했을뿐 아니라 한-중공 관계개선의 결과를 유도함으로써 화를 복으로 바꾼 한국정부의 수완에 놀라움을 감추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이번 사건교섭을 통해 국교가 없는 한-중공간에 「홍콩루트」 가 확립됨으로써 앞으로 미· 일을 거치지않고 직접교섭이 가능하게된 점을 중시, 교류확대의가능성을 점치고 있다.
요미우리 (독황)신문은 홍콩루트의 확립이 88년 서울올림픽등을 앞두고 중공과의 관계개선을 바라는 한국외교의 큰 성과라고 지적하고 한-중공직접교섭의 길이 열린것은 결과적으로 동북아의안정에 기여하게 될것이라고평가했다.
마이니찌 (매일) 신문도 이번 사건을 계기로 한-중공관계가 진전될것은 확실하다고 분석하고 어뢰정사건은 83년의 민항기사건에 이은 역사적 이정표가 될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특히 중공당국의 공식외교문서가 처음으로한국정부에 전달된 의미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한편 일본경제신문은 이번 교섭타결이 한국정부의 확고한 정치판단과 외교수완을 드러낸 것이며 승무원·선체를 일괄송환함으로써 중공에 빚을 준셈이 됐다고 설명했다.

<빈틈없는 행동에 만족|미국무성>
미국무성은 26일 한국과 중공양국이 중공어뢰정사건을 원만히 해결한데 대해 만족을 표시했다.「칼브」 국무성대변인은 이날정오 브리핑에서 한국정부가중공측으로부터 공식 사과를 받은후 어뢰정과 사망자를 포함, 승무원전원을 조기 송환키로 결정한데 대해 언급,이같이 말하고 미국은 한-중공양국이 빈틈없이 행동하며 이사건을 진정시킨것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칼브」 대변인은 이번 사건에 미국이 어느정도 개입했었느냐는 질문을 받고 사건초기에 양국정부의 메시지를중계해 주었을뿐이라고 대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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