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대기업|올 임금인상 5%선 굳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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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올해 주요 대기업들의 임금은 작년보다 5%정도 올리는 선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또 대졸초임은 작년수준에서 동결하고 사무직보다는 기능직을, 고임금자보다는 저임금자를 우대하는 방향으로 차등 조정하겠다는 기업이 많다.
삼성그룹은 평균 5%(정기승급제외)를 올리되 사무·관리직은 4%, 기능직은 6%인상으로 차이를 두고 하후상박원칙을 지키기로 했다.
또 대졸초임은 작년과 마찬가지로 29만5천원(점심값제외)에서 묶기로 했다.
현대그룹은 경총이 올해 가이드라인으로 정한 5.2% 인상선 이내에서 소정하며 대졸초임은 작년수준에서 동결키로 했다.
또 럭키금성그룹도 5% 내외에서 임금조정을 매듭지을 방침이며 대졸초임 30만5천원은 그대로 둘 예정.
대자그룹은 작년에 정기승급분을 제외하고 일체 임금을 올리지 않은 것을 감안해 올해는 정기승급분을 제외하고 평균 5%선을 올리되 하후상박원칙을 철저히 지킨다는 계획. 대졸초임(32만원선)은 동결한다.
쌍룡은 호봉승급과는 별도로 5%선을 올려줄 방침이며 생산·사무직 구분은 않고 직급에 따라 하후상박원칙을 적용할 방침. 대졸초임도 올려줄 계획을 갖고 있다.
효성그룹은 호봉상승분을 포함해 4∼5%선을 유지하고 대졸초임은 동결하며 롯데도 호봉상승분 포함, 4∼5%선에 생산직을 우대하며 대졸초임은 동결한다는 계획.
여타 그룹들도 대개 비슷한 선에서 임금조정방침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기업들의 이같은 임금인상계획은 대체로 경총의 가이드라인에 맞춘 것으로 노총의 요구와는 현격한 차이를 보이고 있어 4월말까지 임금타결을 앞두고 상당한 진통이 예상되고 있다.
또 노동부가 제시하고 있는 연내 8시간 기준임금으로 월10만원미만 저임근로자일소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치 못하고 있다.
경총은 올해 임금인상 가이드라인으로 5.2%(국민총생산실질성장률 7.5%에서 경제활동인구증가율 2.3%를 뺀 수치)를 제시하고 사무직은 정기승급 외에는 임금인상을 억제하고 그 남는 몫을 저임생산직에 돌릴 것과 대졸초임동결 등에 협조해 줄 것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비해 노총은 지난해 최저 생계비 상승률 8.6%에 작년상반기 경제성장률 8·4%선을 더해 17%선을 올려줘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다.
또 기업들은 노동부가 제시하는 연간 월10만원미만 저임근로자일소도 사실상 연내에는 불가능하다고 보고 있는데 비해 노총측은 13만원미만 저임금 일소를 내세우고 있어 양측의 주장이 합일점을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처럼 임금교섭이 난항을 겪음에 따라 4월말까지 임금문제를 타결, 보고토록 돼있는 전국 4천7백7개사 중 지난 20일 현재 불과 2백2개사만이 임금조정을 끝낸 상태여서 임금조정작업이 예년에 비해 어렵게 이뤄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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